DB증권이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옵티미즘 재단과 손잡고 제주 지역 자산을 토큰증권과 실물자산토큰 형태로 사업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전통 금융회사와 해외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 결합해 지역 기반 자산을 디지털 금융 상품으로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관련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DB증권은 15일 옵티미즘 재단과 제주 지역 특화 토큰증권(STO)·실물자산토큰(RWA) 비즈니스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토큰증권은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수익권처럼 기존에 제도권에서 다뤄지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을 뜻한다. 실물자산토큰은 부동산, 농축산물, 지식재산권처럼 현실의 자산을 토큰 구조로 나눠 거래하거나 투자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번 협력의 첫 사업은 제주 지역 안에서 디지털화할 수 있는 자산을 발굴하는 데 맞춰져 있다. 양사는 스마트팜과 축산, K-콘텐츠 지식재산권 등 제주와 연결된 자산을 찾아 이를 토큰증권이나 실물자산토큰 형태로 구현하는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역 산업에 묶여 있던 자산을 더 잘게 나눠 투자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자금 조달 경로를 넓히고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역할 분담도 비교적 분명하다. 옵티미즘은 이더리움의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거래 처리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이른바 이더리움 레이어2 기술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DB증권은 이런 블록체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제 토큰 발행과 인수, 주선 업무를 맡는다. 다시 말해 기술은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이 제공하고, 금융상품 설계와 유통의 핵심 절차는 국내 증권사가 담당하는 구조다. 이는 디지털자산 사업이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제도권 금융과 연결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DB증권 측은 이번 협약이 국내 토큰증권과 실물자산토큰 사업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관련 제도와 시장 관행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만큼, 어떤 자산을 기초로 삼고 이를 어떻게 투자자 보호 체계 안에 편입할지가 사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역 특화 자산을 디지털 금융과 연결하는 시도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산업 분야로 번질 가능성을 보여주며, 제도 정비 속도에 따라 시장 확대 폭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