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비스 CBDO “신뢰가 암호화폐 글로벌 확산의 열쇠…트럼프 규제 변화 긍정적”

암호화폐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신뢰는 여전히 글로벌 확산의 핵심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페이비스(Paybis)의 최고사업책임자(CBDO) 콘스탄틴 바실렌코(Konstantins Vasilenko)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규제 이슈, 지역별 채택 격차, 전통 금융 산업과의 교차점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했다. 그는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지역일수록 암호화폐 채택이 더욱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바실렌코는 향후 암호화폐 채택이 급증할 지역으로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을 지목했다. 이들 국가는 송금 수요가 크고, 모바일 기반 기술 활용도가 높으며, 젊고 기술에 친숙한 인구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나이지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들도 고물가와 통화 불안정성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 밖에도 두바이가 규제 친화성과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동에서 떠오르는 암호화폐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불균형한 글로벌 규제와 금융에 대한 불신이다. 그는 "미국 SEC의 애매한 입장은 수많은 기업들이 규제 리스크를 안은 채 사업을 진행하게 만들었다"며, 명확한 규제 체계 부재가 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더(USDT)처럼 세계 최대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조차 EU 시장 진입을 위해 전자화폐 라이선스 및 MiCA 규정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바실렌코는 페이비스가 강력한 AML(자금세탁방지) 및 KYC(본인확인) 절차, 로컬 법규 준수, 그리고 재정 교육 강화를 통한 신뢰 구축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식은 전통 금융이 글로벌화 과정에서 취했던 접근과 유사하다. 그는 "규제 면에서 면허 취득을 최우선시하는 전략이 전통 금융에서 유효했듯, 암호화폐 기업도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바실렌코는 또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거래 수단에서 벗어나 주요 결제와 송금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페이비스가 이를 수용한 기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별도의 규제 허들을 넘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디지털 자산 채택을 현실화하려 하고 있다.

사용자 경험과 보안 사이의 균형 측면에서는, KYC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인공지능(AI)을 채택해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 또한 강조됐다. 15분 이내 실명 확인 완료, 실시간 고객 지원 도입, 사기 패턴 탐지 기능은 실제 사용자 충성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환경이 유의미하게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바실렌코는 트럼프 정부가 디지털 자산 성장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을 중단시킨 점까지 언급했다. 특히, 몰수된 암호화 자산을 활용해 전략적 비트코인 예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을 조성한 움직임은 미국이 암호화폐 글로벌 중심지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이 됐다고 봤다. 리플(XRP),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주요 기업들이 SEC와의 갈등 국면에서 일정 부분 숨통을 트이게 된 것도 최근의 중요한 변화로 지적됐다.

끝으로, 바실렌코는 지난 10년간의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이 “기술보다 신뢰가 먼저”라는 점이라고 정리했다.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선택하는 이유는 그것이 혁신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안전하고, 간단하며, 실용적’이기 때문"이라며, 투명성, 안정성, 고객 지원이 충성도와 성장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