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쏟아지며 14주 연속 순유입 기록을 세웠다. 특히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을 중심으로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시장 신뢰가 회복됨을 보여주고 있다.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지난주 암호화폐 ETP에는 총 44억 달러(약 6조 1,160억 원)가 유입됐다. 이는 해당 상품에 대한 주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로, 거래 주간은 7월 12일 금요일 종료 기준이다. 이번 유입은 비트코인이 7월 14일 사상 처음으로 12만 2,000달러(약 1억 6,958만 원)를 돌파한 후 일중 저점인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까지 하락했다가, 주말께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선에서 거래를 마감한 흐름과 맞물렸다.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들어 누적된 암호화폐 ETP 유입액은 270억 달러(약 37조 5,30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시에 운용 자산(AUM)은 처음으로 2,200억 달러(약 30조 5,8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기관 중심의 투자 열기가 ETP를 매개로 한 암호화폐 접근을 보다 적극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더리움 관련 상장지수상품 역시 주목할 만한 기록을 세웠다. 코인셰어스 리서치 총괄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은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ETP의 2025년 누적 유입액이 이미 2024년 전체 유입 규모를 초과해 62억 달러(약 8조 6,18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주간 유입은 사상 기존 기록의 2배에 해당하는 21억 2,000만 달러(약 2조 9,468억 원)로 집계됐다.
이번 강세는 이더리움이 올해 초 이후 처음으로 3,500달러(약 486만 원)를 돌파하는 상승 흐름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더리움은 4월 한때 1,500달러(약 209만 원) 이하로 급락했지만, 최근 수개월 간의 매도 압력을 딛고 뚜렷한 반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암호화폐 ETP 시장의 과열 양상이 지속될 경우, 미국 대선과 연동된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관들은 점차 리스크를 무릅쓴 암호화폐 포트폴리오 확장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암호화폐 성향이 정치 리스크를 상쇄할 요인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하반기 시장은 다시 한번 큰 변곡점을 맞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