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펌프’는 종종 예고 없이 다가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X(구 트위터)에서의 소문, DEX에서 갑작스러운 거래 급증, 고래의 의심스런 자산 이동 등 일련의 전조 신호들이 선행된다. 문제는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일이 오래도록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 기업 xAI의 최신 모델인 그록 4(Grok 4)가 이 난제를 풀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록 4는 공개된 X 게시물과 웹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어, 개별 디지털 자산이 바이럴되기 시작하는 초기 조짐을 엿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특정 밈코인이 1시간 새 X 언급량이 두 배로 뛰었다면, 그록 4는 이를 즉시 감지해 해당 코인이 지금 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지를 요약해 보여준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같은 대형 코인뿐 아니라 도지코인(DOGE), 플로키(FLOKI) 등의 밈코인에도 적용 가능하다.

기존의 거래 지표들이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반면, 그록 4는 대화형 AI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회적 관심, 온체인 흐름, 펀딩비 변동, 고래의 지갑 이동까지 교차 분석한다. 예컨대, 알려진 고래 지갑이 갑자기 수십억 원을 바이낸스로 송금하면, 그와 동시 발생한 X 내 대화 내용을 함께 제시해 그 움직임에 대한 뒷배경을 제공한다. 이런 기능은 "현 시점에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알트코인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와 같은 자연어 질문으로 작동하는 것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이 시스템은 단편적인 가격 움직임이 아니라, 내러티브 단계에서의 시장 움직임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처럼 그록 4는 단순 지표가 아닌 시장 참여자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고 확산시키는지를 추적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차트에 반영되기 전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데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도 있다. 그록 4는 텔레그램과 같은 비공개 커뮤니티에는 접근할 수 없으며, 펌프앤덤프 조직이나 유동성 부족한 코인에 노출될 위험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그록을 활용할 때는 반드시 검증 가능한 다중 신호를 기반으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최근 연구 결과는 이러한 사회적 신호의 가치를 뒷받침한다. 한 대규모 리서치에 따르면, 특정 토큰에 대한 커뮤니티 논의가 급증한 경우, 그 직후 해당 자산 가격이 상승한 경우가 많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투자 전략은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펌프 신호의 주요 지표는 X의 언급량 급증, 대형 거래소 상장 소문, 고래 지갑의 대량 이동, 그리고 레버리지 포지션의 급상승 등이다. 이러한 다양한 신호를 그록 4는 하나의 인터페이스 안에서 통합적으로 보여주며, 거래자가 자신의 전략에 확신을 더할 수 있게 해준다. 결국 핵심은 이 도구를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니라, ‘소음을 걸러내고 통찰을 얻는 도구’로 활용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