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전통적인 강세 시즌인 ‘업토버(Uptober)’의 개막과 함께, 리플의 에스크로 계정에서 10억 개의 XRP가 잇따라 해제되며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XRP 해제는 예고된 일정에 따라 진행된 월간 출금이지만, 하루 지연된 시점과 정교하게 나눠진 물량으로 인해 시장의 관심이 한층 고조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웨일얼러트(Whale Alert)가 추적한 바에 따르면, 총 10억 개의 XRP는 네 번에 나눠 각각 4억, 4억, 1억, 1억 개씩 해제됐다. XRP의 당시 시세(약 3달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그 가치는 약 4조 1,700억 원(약 3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리플은 매달 초 10억 개의 XRP를 계획적으로 시장에 공급한 뒤, 대부분을 다시 에스크로로 돌려보내는 방식을 수년간 유지해왔다. 이는 통화량 조절을 통해 과도한 유통으로 인한 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이번 해제는 10월 1일이 아닌 2일에 이뤄지면서, ‘단순 재배포’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시장에서는 XRP가 상징적인 3달러 저항선을 돌파한 직후 이뤄진 대규모 토큰 해제가 가격 상승을 추가 견인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XRP는 최근 24시간 동안 3.98% 상승해 3.04달러(약 4,226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플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이번 해제를 두고 상반된 반응이 나온다. 공급 증가가 단기 가격 조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유동성 확대가 향후 기관투자 유입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본격 논의 단계에 접어든 XRP ETF 승인 가능성과 맞물려, 이번 유통 확대가 전략적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리플은 그간 에스크로 시스템을 통해 프로젝트 신뢰도를 확보해왔으며, 업계 전반에서도 이 도입 방식이 블록체인 자산 관리의 모범 사례 중 하나로 평가돼 왔다. 업토버 초입부터 강세 신호를 보인 XRP가 이번 물량 해제를 디딤돌 삼아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