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 미 역사상 최장기였던 43일간의 정부 셧다운을 끝내는 예산안을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월요일 상원을 통과한 데 이어 수요일 하원에서도 승인됐으며,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2026년 1월 30일까지 임시로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 조치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향후 장기 예산안을 협의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숱한 기대에도 셧다운 종료는 시장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비트코인(BTC) 현물 ETF는 한때 수요일 하루에만 5억 2,400만 달러(약 5,240억 원)의 순유입이 발생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목요일에는 무려 8억 6,600만 달러(약 8,660억 원) 규모의 순유출이 집계됐다고 파사이드 인베스터스는 전했다.
가격 하락도 가팔랐다. 금요일 비트코인 가격은 9만 5,900달러(약 9,590만 원)까지 떨어지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기영주 대표는 비트코인의 올 한 해 주요 수요 원천으로 ETF와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레티지(Strategy)를 꼽았다. 하지만 이 두 축 모두 최근 들어 힘을 잃으며 비트코인 수요 회복에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기대와는 달리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매수세는 되살아나지 않았다. 이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확고한 수요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시장 회복 신호가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