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행사에 ‘스폰서’로 등장하면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컨센서스 마이애미 2026’은 그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오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1만5000명 이상이 참여하며, 기관 투자자 비중이 약 35%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0조 달러(약 1경4862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자금이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특히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이 처음으로 공식 스폰서로 참여하며, 전통 금융권의 본격적인 진입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마이클 셀릭, 상원의원 애슐리 무디, 백악관 관계자 패트릭 위트 등 정책 핵심 인사들도 처음으로 참석한다.
전통 금융과 크립토, 같은 무대에 서다
행사에는 솔라나 공동 창업자 아나톨리 야코벤코, 스트레티지(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등 업계 핵심 인물이 대거 참여한다. 여기에 모건스탠리, 나스닥, 찰스슈왑, 씨티 등 주요 금융기관 임원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논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에이전틱 커머스’ 등이다. 특히 미국의 GENIUS 법안 이후 스테이블코인의 역할과 규제 방향이 주요 의제로 떠오른다. 코인베이스 결제 프로토콜 x402 창립자 에릭 레펠이 참여하는 패널에서는 결제 구조 변화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컨센서스 측은 “정책, 기관 채택, 스테이블코인 확산 등 그동안 ‘미래’로 여겨졌던 요소들이 이제 현실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기관 자금 유입 ‘가속’…자산관리 업계도 주목
행사 첫날 열리는 ‘인스티튜셔널 서밋’에서는 기관 투자자와 자산운용사들이 디지털 자산으로의 자금 흐름을 논의한다. 이어지는 ‘웰스 매니지먼트 데이’에서는 고액 자산가의 암호화폐 투자 전략, 은퇴계좌(IRA) 내 편입 가능성 등이 다뤄진다.
마리너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크리스티나 린은 “자산관리 업계에 암호화폐는 큰 기회”라면서도 “대응이 늦어지면 고객이 직접 투자로 이동하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찰스슈왑 역시 개인 투자자를 위한 ‘슈왑 크립토’ 출시를 준비하며 처음으로 행사에 참여한다. 전통 금융의 참여가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 이제 ‘제로’ 가능성 낮다”
ETF 운용사 터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매튜 터틀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를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 흐름을 이해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BTC) 관련 투자 상품을 준비 중인 그는 시장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 정도 기관 참여가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0이 될 가능성은 더 이상 상상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번 컨센서스는 단순한 업계 행사를 넘어,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의 ‘융합’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제도화와 기관 자금 유입이 맞물리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