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케일은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 약세장은 이미 끝났을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레이스케일 리서치 총괄 잭 판들(Zach Pandl)은 2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현재 비트코인 시장을 설명하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을 소개했다. 하나는 그가 가능성을 낮게 본 '4년 주기' 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거시경제 환경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는 관점이다.
팬들은 "4년 주기 이론을 지지하는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반감기를 가격 움직임의 핵심 동인으로 보고, 이번 약세장도 과거와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된 프로토콜로, 신규 공급 증가 속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그는 "4년 주기 이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앞으로 더 하락해 9~10월께 바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비트코인이 약 6만500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약 15%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수준이다.
다만 비트코인은 7월 초 기록한 5만7717달러 저점 대비 10% 이상 반등했다. 또한 현물을 직접 보유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최근 7거래일 연속 순유입이 이어지며 누적 약 1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월간 기준으로는 약세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수개월간 하락세가 연장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판들은 "과거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사이클 고점 이후 약 1년, 반감기 이후 약 2년 반 정도 지나 바닥을 형성했다"며 "누적 하락률은 평균 약 8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향후 수개월 내 5만 달러 부근까지 하락한 뒤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 발행사 21셰어스(21Shares)는 올해 초 "4년 주기는 이미 종료됐어야 한다"고 전망했지만, 지난 6월에는 "현재 가격 흐름이 과거 사이클과 여전히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지난 2월 당시 실현가격(realized price)을 기준으로 이번 약세장의 바닥을 약 5만5000달러로 추정한 바 있다.
하지만 그레이스케일은 이러한 해석에 동의하지 않았다. 팬들은 비트코인이 이제는 투기성 개인 투자 자산이 아니라 금이나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와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 자산으로 성숙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과거 비트코인 약세장이 경제 성장 둔화와 실질금리 상승 시기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질금리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채권의 실질 수익률을 의미한다. 팬들은 "이번 약세장 역시 연준의 통화정책 기대 변화와 실질금리 상승이 함께 나타났다"며 "시장을 거시경제 요인이 주도하고 있다면 이러한 환경이 개선되는 시점에 비트코인도 바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2025년 10월 약 12만6000달러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현재 약 49%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후 연준 의장으로 매파 성향의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지명되면서 달러 가치 하락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형성됐던 비트코인 강세장이 흔들렸고 비트코인은 7월 초 한때 5만8000달러 아래까지 하락한 뒤 반등했다.
팬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경제 성장도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비트코인은 이미 바닥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레이스케일은 "4년 주기 관점에서는 비트코인이 더 낮은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거시경제 관점에서는 이미 바닥이 형성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다.
시장 변수로는 미국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도 꼽혔다. 해당 법안은 암호화폐 규제 권한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사이에 배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 최종 제정될 경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형성돼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연준은 6일 뒤 다음 기준금리 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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