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9거래일 만에 지운 시가총액이 전 세계 비트코인(BTC) 전체 가치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대형주 급락이 국내 증시 전체 손실로 번지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암호화폐 시장과 나란히 비교될 정도로 커졌다는 평가다.
코스피 구성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6월 19일 7670조원(약 5조 달러)에서 29일 개장 기준 4960조원(약 3조4000억 달러)으로 줄었다고 프로토스는 전했다. 원화 기준 감소폭은 약 2700조원, 달러 기준으로는 약 1조6000억 달러(약 2330조원)다.
같은 시점 BTC 시가총액은 약 1조3000억 달러(약 1893조원) 수준이었다. 코스피가 5주 남짓한 기간에 잃은 금액이 BTC 전체 시총을 웃돈 셈이다. 원화 기준 코스피 시총 하락률은 35%, 달러 기준 하락률은 32%로 집계됐다.
급락은 28일 집중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4% 내린 6023.66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5992.91까지 밀리며 6000선이 무너졌다. 오전 10시 13분 지수가 8% 넘게 떨어지자 한국거래소는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일정 폭 이상 급락할 때 시장 전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다. 이번 조치는 올해 들어 여덟 번째, 7월 들어 세 번째 발동이었다. 월간 낙폭도 커져 7월 코스피 하락률은 28.9%로 1997년 10월 외환위기 당시 하락률 27.25%를 넘어섰다.
하락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중국 창신메모리가 상하이 증시 입성 뒤 급등하자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가 확산했다. 미국 기술주 조정도 겹쳤고, 엔비디아($NVDA)가 오픈AI에 2500억 달러(약 364조원) 규모 지급보증을 제공한다는 보도는 AI 순환투자 논란을 키웠다.
충격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몰렸다. 28일 SK하이닉스는 14.4%, 삼성전자는 13.6% 하락했다. 6월 고점 대비로는 각각 48%, 41% 빠진 상태다. 두 회사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환율은 손실률을 일부 완충했다. 6월 19일 달러당 1537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29일 1456원까지 내려갔다. 이 때문에 달러 기준 손실률은 원화 기준보다 작게 나타났다.
비교 대상인 BTC도 조정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6일 사상 최고가 당시 2조5000억 달러(약 3640조원)였던 BTC 시가총액은 28일 1조2600억 달러(약 1835조원)까지 줄었다. 하락률만 보면 BTC가 50%로 코스피보다 깊다. 차이는 속도다. BTC가 9개월에 걸쳐 반토막 난 반면, 코스피는 29거래일 만에 BTC 전체 시총보다 큰 금액을 지웠다.
29일 국내 증시는 일단 반등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상승하며 코스피는 장 초반 6100선을 회복했다. 키움증권은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미국·이란 협상 기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심리 완화를 반등 배경으로 꼽았다.
하루 반등만으로 방향 전환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가량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묶인 구조는 그대로다.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 업황 우려가 완화될지, 7월 FOMC 이후 위험자산 심리가 회복될지에 쏠리고 있다.
🔎 시장 해석
코스피가 29거래일 만에 약 2700조원의 시가총액을 잃으면서 전 세계 비트코인(BTC) 시가총액을 웃도는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반도체 대형주 비중이 큰 국내 증시 구조에서 특정 업종 충격이 시장 전체 변동성으로 빠르게 확산됐다는 점이 부각됐다.
💡 전략 포인트
향후 관전 변수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의 완화 여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반등 지속성,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위험자산 심리 변화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달러 기준 손실률을 일부 낮춘 만큼 환율 흐름도 시장 해석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남아 있다.
📘 용어정리
- 시가총액: 상장 종목의 주가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해 계산한 시장 가치다.
- 사이드카: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제한해 시장 충격을 줄이는 제도다.
- 서킷브레이커: 주가지수가 일정 폭 이상 급락할 때 시장 전체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