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아이스먼(Steve Eisman) ‘더 리얼 아이스먼 플레이북(The Real Eisman Playbook)’ 팟캐스트 진행자·전 뉴버거버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인공지능(AI) 붐의 취약점으로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에 대한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매출 의존을 지목했다.
CNBC는 아이스먼이 CNBC ‘패스트 머니(Fast Money)’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 알파벳($GOOGL)의 구글, 오라클($ORCL)의 AI 관련 매출 가운데 약 70%가 오픈AI와 앤트로픽에서 나온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두 회사가 이들 기업의 클라우드 매출에서도 25~35%를 차지한다고 봤다.
아이스먼은 “이 거대 기업들의 미래는 어떤 의미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성공할 것이라는 베팅”이라고 말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클라우드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에서 최종 수요가 소수 기업에 몰려 있다는 뜻이다.
그가 제시한 위험은 가격 경쟁이다. 아이스먼은 중국 오픈소스 AI 모델과 오픈웨이트 모델이 훨씬 저렴하며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기 시작하면 큰 가격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소스 모델은 코드나 사용 방식이 공개돼 외부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말한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학습된 가중치 일부 또는 전부를 공개해 기업과 개발자가 자체 환경에서 조정하거나 운용할 수 있는 모델을 가리킨다.
이 구조가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 민감한 이유는 AI 서비스가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모델 개발사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모두 짓기보다 클라우드 사업자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네트워크 인프라를 빌려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최종 고객이 넓게 분산돼 있으면 설비투자 부담은 장기 매출로 흡수될 수 있다. 반대로 매출이 일부 AI 스타트업에 집중돼 있으면 해당 기업의 성장 속도, 자금 조달, 모델 경쟁력 변화가 클라우드 사업자의 매출 전망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가격 경쟁은 이 연결고리를 더 약하게 만들 수 있다. 저가 모델이 기업 고객의 선택지로 자리 잡으면 고가 모델을 전제로 한 컴퓨팅 수요와 클라우드 매출 기대가 함께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아이스먼의 시각이다.
이 발언은 AI 설비투자 논쟁과 맞닿아 있다. 미국 빅테크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 수요에 맞춰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력 인프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왔다. 본지도 앞서 AI 설비투자 확대가 클라우드 성장과 재무 부담을 함께 키우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AI 인프라 투자는 반도체와 네트워크 장비 업체의 실적으로도 이어졌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주문이 늘면서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 사이클이 네트워크 장비 업체 매출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만 수요 집중을 위험으로 보는 시각이 AI 기술 수요 자체의 소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스먼의 문제 제기는 AI 사용량 증가보다 그 매출을 지탱하는 고객층과 가격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인지에 맞춰져 있다.
AI 투자 회의론은 아이스먼만의 견해가 아니다.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 투자자는 현재와 미래의 AI 수요 상당 부분이 최종 고객 수요가 아니라 순환적 자금 구조에서 나온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CNBC는 버리가 엔비디아($NVDA)를 포함한 AI 붐 수혜 기업과 반도체 섹터에 약세 포지션을 공개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는 AI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최종 수요와 어느 정도 맞물려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투자자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는 AI 모델 기업과의 계약이 성장 동력인 동시에 집중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클라우드 매출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유지할지, 중국계 저가 모델이 기업 고객 선택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향후 AI 인프라 논쟁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