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를 두고 양적완화(QE) 논쟁이 다시 커졌다. 재무부가 회당 바이백 규모를 최소 40억 달러(약 5조5300억원)로 높이기로 하자 장기금리 억제 개입인지, 국채시장 유동성 지원인지에 대한 해석이 갈리고 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 투자자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방침을 비판했다. 그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단일 바이백 규모를 20억 달러(약 2조770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늘리는 조치가 단순한 유동성 관리에서 장기금리 억제 개입으로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재무부는 19일 10~20년물과 20~30년물 장기 명목 국채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높인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이번 조치는 재무부가 이미 발행된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채무 관리 수단이다. 특정 만기 구간에서 거래가 원활하지 않을 때 매도 수요를 받아주고 시장 유동성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드러켄밀러의 문제 제기는 재무부의 목적과 시장 효과가 어긋날 수 있다는 데 맞춰져 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미국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이르며, 연방부채가 40조 달러(약 5경5320조원)를 넘은 상황에서 장기금리 상승은 채권시장이 재정 악화를 가격에 반영한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재무부가 특정 금리 수준을 방어한다고 판단하면 거래자들이 정부 개입의 강도를 계속 시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바이백 규모가 더 커지는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논쟁의 핵심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국채를 사느냐다. 전통적인 QE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정책 목적으로 대규모 자산을 매입해 금융 여건에 영향을 주는 조치다.
재무부 바이백은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연준의 QE와 다르다. 다만 장기 국채를 사들이면서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리면 시장에 남아 있는 듀레이션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드러켄밀러는 이 지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단기 국채를 발행하면 사실상 재무부가 수행하는 소규모 QE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장기채 공급 부담이 줄면 장기금리와 달러 흐름을 보는 투자자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재무부의 공식 목적이 유동성 보강에 있더라도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경로와 위험자산 가격에 미칠 파급을 함께 본다.
크립토 시장이 이 논쟁을 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기금리는 주식과 가상자산이 함께 보는 할인율 변수이고, 달러 유동성 해석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위험자산 평가에 영향을 준다.
앞서 본지는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가 비트코인 유동성 해석으로 번진 흐름을 전했다. 이후 로버트 기요사키 발언을 계기로 QE 논쟁이 다시 불붙은 흐름도 이어졌다.
드러켄밀러는 해법으로 채권시장이 정부의 조달 비용을 결정하도록 두고, 재정적자 축소와 복지 지출 개혁, 부채 관리 개선으로 근본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채 매입 확대가 재정 문제 자체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재무부의 공식 설명은 유동성 지원에 머문다. 재무부는 장기 명목 국채 구간에서 시장 참여자의 꾸준한 수요와 양질의 매도 제안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음 분기 차환 발표 예정일은 11월 4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