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에서 중소형 발행사들이 쌓은 롱테일 규모가 약 96억 달러(약 13조3000억원)로 제시됐다. 단일 대형 발행사가 시장을 끌어가는 구도보다 여러 발행사와 플랫폼이 자산군을 나눠 키우는 흐름이 수치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크립토브리핑은 RWA.xyz 자료를 토대로 전체 토큰화 RWA 시장을 약 380억~446억 달러(약 52조6000억~61조7000억원), 발행사를 123개로 제시하며 롱테일 발행사 규모가 100억 달러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수치는 상장사 시가총액이 아니라 토큰화 자산 가치 집계에 가깝다.
RWA.xyz의 26일 기준 글로벌 대시보드는 분산형 RWA 가치를 383억 달러(약 53조원), 대표자산 가치를 3531억1000만 달러(약 488조4000억원), 전체 RWA 보유자를 292만6050명으로 표시했다. 분산형 플랫폼 수는 24일 기준 196개, 전체 플랫폼은 207개였다.
집계 단위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크립토브리핑은 발행사를 기준으로 롱테일 규모를 설명했지만, RWA.xyz는 플랫폼, 분산형 자산 가치, 대표자산 가치처럼 서로 다른 축으로 시장을 나눈다. 같은 RWA 시장 수치라도 무엇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RWA는 국채, 머니마켓펀드(MMF), 신용상품 같은 전통 금융 자산이나 실물 기반 권리를 블록체인에서 표시하거나 이전할 수 있게 만든 자산을 뜻한다. 토큰이 온체인에서 오가더라도 기초자산의 법적 성격, 환매 조건, 투자자 권리는 상품 구조와 관할 규제에 따라 달라진다.
JP모건자산운용(J.P. Morgan Asset Management)은 이 흐름에서 기관 자금의 토큰화 인프라를 넓히는 주체로 등장했다. 회사는 2025년 12월 15일 첫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모니(MONY)를 공개 이더리움(ETH)에서 출시했다고 밝혔다. 모니는 적격 투자자가 모건머니(Morgan Money)를 통해 가입하고 블록체인 주소로 토큰을 받는 구조다.
JP모건자산운용은 2026년 5월 13일 두 번째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JLTXX도 공개 이더리움에서 출시했다. 회사는 출시 당시 JLTXX에 1억 달러(약 1383억원)를 직접 투자했고 앵커리지디지털(Anchorage Digital)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JLTXX는 미국 국채와 국채 또는 현금으로 완전 담보된 익일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하는 정부 머니마켓펀드다.
존 도너휴(John Donohue)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유동성 부문장은 JLTXX 출시 자료에서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기본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서 유동성 관리를 현대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의 초점은 가격 전망이 아니라 기존 금융상품을 공개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로 옮기는 운용 방식에 있다.
JP모건은 키넥시스(Kinexys)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의 기술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키넥시스는 펀드 서비스 제공자와 공개 이더리움 사이에서 토큰 보유 기록, 투자자 간 이전, 청약과 환매에 따른 온체인 소유권 기록 변경을 연결한다.
미 국채 토큰화도 RWA 시장의 핵심 축으로 남아 있다. RWA.xyz의 미국 국채 페이지는 2026년 3월 12일 기준 토큰화 미 국채 총가치를 109억3000만 달러(약 15조1000억원), 총 자산을 65개, 보유자를 5만5144명으로 표시했다. 상위 플랫폼은 시큐리타이즈(Securitize) 21억 달러(약 2조9000억원), 온도(Ondo)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 서클(Circle) 19억 달러(약 2조6000억원)였다.
블랙록도 기관 머니마켓펀드 토큰화에 참여했다. 더블록은 블랙록이 유럽 일부 머니마켓펀드에 이더리움 기반 토큰화 지분 클래스를 도입했고, 대상 펀드의 운용자산은 6월 30일 기준 3110억 달러(약 430조1000억원)라고 보도했다. 이 구조에도 JP모건의 키넥시스가 온체인 활동과 전통 펀드 장부를 잇는 계층으로 쓰였다.
시장 변화의 핵심은 규모 확대만이 아니다.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토큰화 국채, 기관용 결제·관리 인프라가 함께 붙으면서 발행 주체와 상품군이 늘고 있다. 지금까지 토큰화 RWA 시장은 국채형 상품과 현금성 자산을 중심으로 커졌고, 기관 투자자는 이를 현금 관리와 담보 운용 수단으로 보는 흐름을 보였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쟁점은 가격 방향보다 상품 구조다. 토큰화 MMF나 국채형 상품은 블록체인에서 표시되더라도 증권성, 환매 가능성, 투자자 적격성, 수탁 구조가 함께 붙는다. 국내에서는 2027년 2월 개정 전자증권법 시행을 앞두고 토큰증권 제도 정비가 이어지고 있어, 역외 토큰화 상품의 국내 판매와 재판매 가능성도 별도 검토 대상이다.
본지는 앞서 토큰화 국채형 상품이 기관의 현금 관리와 담보 운용 영역으로 확산하는 흐름을 다뤘다.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에서는 솔라나와 이더리움 기반 자산 가치 비교도 보도했다. 이번 사안은 특정 체인의 단기 자금 유입보다 기관 머니마켓펀드와 발행사 구조가 RWA 시장의 중심 지표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RWA 수치는 스테이블코인과 현금성 자산 포함 여부, 분산형 가치와 대표자산 가치 구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시장을 설명하는 수치라도 발행사, 플랫폼, 자산군, 보유자 기준을 나눠 읽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