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이 외환 거래 시 다양한 은행의 환율을 실시간으로 비교하고 최적의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운영된다. 이는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외환 전자중개 시스템으로, 시장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외환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게 될 ‘에프엑스원(FXONE)’은 10월 30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 회사는 국내 외환 중개 시장에서 주로 활동해온 서울외국환중개, 한국자금중개, 그리고 금융 정보 제공업체인 연합인포맥스 등의 공동 출자로 설립됐다. 기존에는 외환 거래 주체들이 각 은행에 직접 연락해 일일이 환율을 문의하고 거래 조건을 조율해왔으나, 앞으로는 한 화면에서 다수 은행의 실시간 호가를 비교해 체결할 수 있게 된다.
에프엑스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고객 외국환 중개 플랫폼’으로 불린다. 외환 거래가 필요한 기업이나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이 전자 시스템을 통해 미국 달러뿐 아니라 유로, 엔화 등 주요 통화의 환율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 원하는 거래를 신속하게 체결할 수 있다. 사실상 외환 시장의 전자화가 본격화되면서 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은 물론, 기록 기반의 사후 관리 기능도 강화될 전망이다.
거래 가능한 종목 또한 기존의 현물환에 머무르지 않고 선물환, 외환스와프 등 다양한 파생 외환상품으로 확대된다. 특히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거래 비중이 높은 달러-원 외에도 유로-원, 엔-원 등 원화와 다른 외국통화를 직접 교환하는 크로스통화 거래도 가능해진다. 이는 자금운영이 복잡한 기관 입장에서 환위험 관리를 보다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변화다.
이 같은 서비스 도입은 정부가 추진 중인 외환시장 구조 개편 계획의 연장선으로, 핵심 법률인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9월 발효되면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 법안은 대고객 외환중개회사의 설립 요건과 기능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에프엑스원은 기획재정부의 인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향후 이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외환시장에 대한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가격 형성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적 변화가 기대된다. 더 나아가 외환 거래 환경의 선진화를 이루는 발판이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국제 위상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