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기업들이 최근 잇따른 대규모 감원에 나서면서, 그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해온 미국 고용시장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11월 3일, 블룸버그 통신은 스타벅스, 타깃, 아마존 등 미국 대기업들의 대규모 인력 감축 사례를 조명하며, 이러한 조치들이 경기 둔화의 전조일 수 있다는 일부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각 기업이 내세운 명분은 다양하지만, 노동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 자동화 전환의 공통된 기조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내부 조정 수준 이상의 흐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별 감원 규모도 적지 않다. 스타벅스는 지난 9월 사무직 직원 900명을 해고했으며, 타깃은 10월에만 1천800개 일자리를 없앴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도입을 이유로 무려 1만4천명의 사무직을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파라마운트 역시 기업 합병 여파로 1천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여기에 맥주 업체 몰슨 쿠어스는 판매 부진을 이유로 400명을 내보낼 계획이다. 이같은 대규모 감원이 동시에 발표되면서 투자자들과 경제 분석가들은 단순한 구조조정을 넘어선 거시적 위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 셧다운 사태를 겪으면서 고용지표 등 핵심 경제통계를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게 된 상황도 문제를 더하고 있다. 노동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되면서, 이러한 기업들의 감원 소식이 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 소식을 집계한 민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미국에서 사라진 일자리는 총 95만개로 2020년 팬데믹 당시 이후 최대 규모에 이른다. 이 통계에는 10월 이후 감원 발표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간 미국이 저고용·저해고 기조를 유지해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구인난이 심해지자 기업들은 가능한 한 인력을 보유하며 해고를 꺼려왔고, 일부는 미래 수요에 대비해 여분 인력을 확보해두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의 대기업 중심 감원은 이같은 분위기가 바뀌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기술 발전과 자동화 확산이 이러한 전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링크드인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영자 60% 이상이 초급 인력의 일부 업무가 조만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까지 전반적인 고용지표나 실업률이 본격 악화됐다는 증거는 부족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특히 기술 이외의 산업군에서도 해고가 이어질 경우 미국 노동시장의 방향이 바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구직 정보 업체 인디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운송업과 소매업에서의 추가 감원이 향후 고용시장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연말 소비 시즌 이후에도 고용 둔화가 지속될지 여부에 따라 미국 경기 전망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인건비 절감을 통한 비용 구조조정이 기업 전반으로 번질 경우, 소비 침체와 맞물려 고용시장 위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