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전체 시가총액의 32.9%를 기록하면서,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충격이 회복되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외국인 자금이 다시 한국 증시에 적극 유입되고 있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12월에 뚜렷하게 늘어나면서 보유 비중이 전월 29.6%에서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주식에 집중적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이 이번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2조2천억 원, 1조4천억 원 규모로 외국인의 집중 매수 대상이었고, 이에 따라 두 종목의 외국인 보유 비율도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자금 유입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전망이 부각됐다. 실례로 최근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1.5%, 9.7% 상향 조정하며 긍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또한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저평가'도 외국인 시각에서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만 증시는 이미 밸류에이션이 과거 평균을 넘어섰으나, 한국은 여전히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대만 주식을 매도하는 대신 한국 주식에 자금을 유입시켰다.
주식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지난해 12월 외국인은 8조8천억 원 규모의 채권을 순투자했으며, 보유 잔액은 11월 말보다 약 10조 원 증가한 339조3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자금 유입은 금리 수준 및 환차익 등 재정 거래 측면에서의 매력이 부각된 결과로 파악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최근 외국인 자금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업종 선호와 정책적 기대감, 글로벌 밸류에이션 평가 등을 배경으로 국내 시장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국제금융센터는 인공지능 관련 기술주 중심의 버블 우려와 같은 글로벌 변수로 인해 외국인 자금 흐름이 단기간 내에도 큰 폭의 변동성을 가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를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자본시장 구조 개편과 증시 안정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외부 충격에 따른 자금 이탈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