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고, 반도체와 방산, 원자력 등 특정 산업 테마 중심의 ETF가 큰 수익률을 올리며 시장을 주도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 S&P500’으로, 3조6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외에도 S&P500과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ETF들이 매수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는데, 이는 미국 증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 강세와 테크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며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셈이다.
반면, 코스피 하락에 베팅했던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연간 수익률이 –76.2%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순매수 2위에 올랐다. 이 ETF는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면 반대로 이익이 나는 구조지만, 작년 코스피가 70% 넘게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판단에 실패한 셈이다. 흥미롭게도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 상품을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나, 단기 시장 변동성에 대한 베팅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ETF 시장에서는 특정 테마에 투자한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뚜렷한 성과를 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HBM반도체’는 무려 174.2%의 수익을 올리며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원자력산업, 방위산업, 금 채굴 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ETF들도 15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탈탄소 정책 추진 등 복합적인 글로벌 요인들이 테마형 ETF의 강세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형별로는 해외지수형 ETF가 전체 순자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ETF 전체 순자산은 98조2천억 원 규모로, 연초 대비 42조 원 이상 증가하며 역대급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채권형 ETF와 국내지수형 ETF가 각각 26%, 13%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별 성과를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작년에만 70% 이상 성장해 ETF 시장 점유율 38%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은 93%의 순자산 증가율을 기록해 KB자산운용을 제치고 시장 3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흐름은 투자자들이 해외지수와 첨단 테마에 대한 관심을 지속함과 동시에,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 주식 투자 세제 혜택 정책과 맞물려, 국내 ETF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