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7일 장 초반 다시 1,480원 안팎으로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 정세가 중대 국면에 들어선 데다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에서 원화가 다시 약세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 18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5.3원 오른 1,479.9원 선에서 거래됐다. 환율은 6.8원 오른 1,481.4원에 출발한 뒤 1,478원에서 1,483원 사이를 오르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내렸다가 16일부터 다시 반등해 이틀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 가능성을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평화 협정을 위한 열흘간 휴전에 들어간 가운데,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말 미국과 이란의 추가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6일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이 거의 모든 사안에 동의했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쟁이나 분쟁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면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은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원유 공급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면서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달러 자체의 강세도 환율 상승을 떠받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8% 오른 98.226을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159.207엔으로 0.21% 상승했고,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9.44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41원 올랐다.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강해지면 상대적으로 원화를 비롯한 다른 통화 가치가 약해지는 흐름이 나타나기 쉽다.
주식시장 흐름도 외환시장과 엇갈린 신호를 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이틀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다만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4.69달러로 3.7% 올라 에너지 가격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내 증시는 이날 코스피가 6,227.33, 코스닥이 1,166.78로 나란히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약 3천155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원화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어서 환율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이란 협상 결과, 국제유가 움직임, 외국인 자금 방향에 따라 당분간 환율의 등락폭이 커지는 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