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앨버타주가 미국과의 관세 갈등에서 원유 수출세나 공급 제한을 대응 카드로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 원유 수출의 90% 이상이 미국으로 향하는 구조가 강경 대응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니얼 스미스(Danielle Smith) 앨버타 주지사는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앨버타산 원유·가스 수출에 세금을 매기거나 공급을 끊는 방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글로벌뉴스는 전했다. 스미스 주지사는 "앨버타의 원유를 미국에 끊거나 과세하는 것보다 더 재앙적인 정책 결정을 떠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스미스 주지사는 원유 수출 제한이 미국의 더 강한 보복을 부를 수 있다고 봤다. 앨버타가 협상력을 높이려다 캐나다 내부의 비용을 먼저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논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캐나다 관세 공세에 캐나다가 어떻게 맞설지를 두고 불거졌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산 수입품 276억 캐나다달러 규모에 15%, 25%,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보복관세 시행일은 9월 8일이다. 대상에는 철강, 유제품, 가전, 농기계, 펄프·제지, 전자제품 등이 포함됐다.
에너지는 보복관세 논쟁에서 별도 축으로 남아 있다. 캐나다 에너지 규제기관(CER)에 따르면 2025년 캐나다가 미국으로 수출한 원유는 하루 390만 배럴로, 캐나다 원유 수출의 90.1%에 해당했다.
미국향 원유 수출액은 1261억 캐나다달러였다. CER는 캐나다와 미국이 원유, 천연가스, 석유제품, 전력망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천연자원부도 2023년 기준 원유 수출의 97%가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은 자국 원유 소비의 24%를 캐나다에서 들여왔다고 밝혔다. 에너지 상호의존도가 높아 정치적 압박 수단이 실제 정책으로 옮겨질 때 충격이 양쪽에 번질 수 있는 구조다.
스미스 주지사는 원유 수출 제한이 앨버타뿐 아니라 온타리오와 퀘벡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가 원유 수출을 끊으면 미국 정유사가 동부 캐나다로 보내는 휘발유와 디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다.
반대 의견도 있다. 나히드 넨시(Naheed Nenshi) 앨버타 신민주당(NDP) 대표는 스미스 주지사의 대응이 사실상 무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아비 루이스(Avi Lewis) 연방 NDP 대표는 26일 성명에서 에너지와 핵심광물 수출세를 요구했다. 루이스 대표는 "무역전쟁에서 우리의 힘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자원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제이슨 케니(Jason Kenney) 전 앨버타 주지사도 대응 선택지를 미리 접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앨버타 내부에서도 원유를 협상 지렛대로 삼을지를 두고 정치적 판단이 갈리고 있다.
캘거리와 레스브리지 상공회의소는 원유 수출 제한 논쟁보다 통상 갈등 장기화에 따른 기업 비용 증가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캘거리 상공회의소는 연방 차원의 중소기업 지원을 요구했고, 레스브리지 상공회의소는 에너지 부문이 이번 관세 대상에서 빠졌더라도 광범위한 경제 충격을 막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크립토 시장과의 직접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북미 에너지 교역 불안은 물가와 통화, 위험자산 선호를 거쳐 비트코인(BTC) 등 디지털자산 시장의 간접 변수로 해석될 수 있다.
원유 시장은 지정학과 공급 차질, 외교 협상 기대가 함께 반영되는 시장이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선박 공격과 중동 공급 차질이 유가 위험 프리미엄으로 반영되는 구조를 전한 바 있다. 캐나다의 대미 보복관세는 9월 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