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닷펀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대표하는 밈코인 생성 플랫폼으로 부상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하루 수천 개의 새로운 토큰이 등장하는 이 플랫폼은 ‘밈코인의 민주화’라는 평가와 동시에 ‘정교하게 설계된 도박장’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알레아 리서치가 공개한 분석 메모는 이러한 논란의 중심을 파고들며, 펌프닷펀의 성공이 대다수 트레이더의 손실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착취 모델이라는 강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메모는 플랫폼 수익의 100%를 자체 토큰인 PUMP 매수에 사용하는 재귀적 환매 모델을 핵심 메커니즘으로 지목한다. 이 방식은 마치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최종 구매자’가 시장에 항상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가격 지지 효과를 연출한다. 그러나 이는 온체인 계약으로 강제된 구조가 아니라 언제든 변경 가능한 마케팅 전략이며, 이미 100% 수익을 투입하고 있어 추가 강화 여지가 없다는 근본적 한계를 지닌다. 가격이 오를수록 매수 가능한 물량이 줄어드는 구조적 체감효과 역시 지지력을 빠르게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더 큰 문제는 이 환매의 재원이 전적으로 트레이더들의 손실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플랫폼이 성공할수록 트레이더의 손실은 커지고, 손실이 커질수록 트레이더의 이탈이 가속된다. 메모는 이를 ‘코호트 이탈’이라 규정하며,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정체되고 기존 소수의 크립토 네이티브 트레이더만 남는 상태를 경고한다. 거래량은 증가하지만 고유 이용자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은 플랫폼이 더 넓은 대중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하고 기존 이용자를 더욱 강하게 착취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메모 작성 시점에서 이미 2~3주 동안 200% 이상 상승한 PUMP 가격은 이러한 위험을 더욱 키운다. 신규 수요 없이 기존 코호트만 가격을 떠받치는 구도는 상승 여력을 제한하고, 반대로 하방 위험을 극단적으로 키우는 비대칭 구조를 만든다. 환매 효율은 떨어지고 트레이더의 피로도는 누적되는 가운데, 플랫폼의 가격 지지 능력은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금의 상승이 구조적 모순을 숨기고 있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경고와 맞닿아 있다.
보고서 말미에서 알레아 리서치가 펌프닷펀과 상업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리서치 서비스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밝힌 점은 해석의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 내부적 관계가 있는 분석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의 핵심 구조적 위험을 날카롭게 지적했다는 점은 인상적이지만, 그만큼 보고서가 제시하는 비판이 더 무게감 있게 읽힐 필요가 있다. 펌프닷펀은 관심을 수익화하는 데 성공한 혁신적 모델이지만, 그 기반에는 지속 불가능성과 구조적 착취라는 그림자가 공존한다는 점을 이번 분석은 분명하게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