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중심 블록체인 캔톤 네트워크는 DTCC·JP모건 등의 실제 운영 사례를 공개하며 “온체인 금융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12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스티튜셔널 Web3 포럼’에서 토마스 추 캔톤 네트워크 APAC 성장 총괄은 ‘기관 온체인 금융 인프라의 새 기준’을 주제로 발표했다.
추 총괄은 “블록체인은 이제 금융 인프라의 기본 전제가 됐다”며 “기관 금융권에서 블록체인 자체의 필요성을 검증하는 단계는 사실상 끝났다”고 말했다.
최근 수개월간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금융 시장을 방문하며 거래소, 금융기관, 규제당국과 논의를 이어왔다며 “기관들은 이제 더 이상 온체인 금융이 가능한지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단계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캔톤 네트워크는 뉴욕 기반 디지털 애셋이 구축한 기관용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2024년 메인넷을 출시했으며 현재 BNY멜론, JP모건, 골드만삭스, DTCC 등 글로벌 금융기관과 연결돼 있다. 캔톤 재단은 네트워크의 중립적 거버넌스와 조정 역할, 생태계 개발을 담당하는 비영리 조직이다.
추 총괄은 캔톤 네트워크의 핵심 차별점으로 ‘기관급 프라이버시’를 제시했다. 일반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거래, 포지션, 상대방 정보 등이 모두 공개되지만 규제 금융시장에서는 이런 구조가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캔톤은 거래 단위별 선택적 공개(selective disclosure)를 제공한다면서 “거래 상대방은 자신이 봐야 할 정보만 보고, 규제기관도 권한 범위 내 정보만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외에는 누구도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관 금융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 토큰화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스템 간 실제 작동하는 정산과 담보 이동성(collateral mobility)”이라며 캔톤의 경우, 네트워크 참여자 간 원자 단위(atomic level) 정산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캔톤 네트워크의 실제 기관 활용 사례로 DTCC, HSBC, JP모건과의 협업 내용도 공유했다.
추 총괄에 따르면 DTCC는 캔톤에서 주식과 국채의 당일 정산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월 약 9조달러 규모를 처리 중이다. HSBC는 홍콩금융관리국(HKMA) 프레임워크 기반 그린본드를 캔톤에서 발행하고 있으며 JP모건도 OTC 현금 정산과 1조달러 이상 규모의 토큰화 레포(repo)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캔톤 APAC 성장 총괄은 토큰화 시장은 아직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에 부딪히고 있으며 아시아 금융기관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문제점이 ‘분절화(fragmentation)’라고 말했다. 자산 토큰화, 유동성, 컴플라이언스, 정산 시스템이 각각 다른 레이어에 존재하면서 실시간 활용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기관들이 지금 실제 구축하는 것은 서로 다른 시스템 간 동작하는 정산 구조인 만큼 “토큰화의 본질은 자산 디지털화가 아니라 조율”이라면서 “토큰화는 자산 표현 방식을 바꾸지만 상호운용성은 시장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규제당국의 적극적 제도 설계 ▲시장 운영기관의 실제 시스템 조달 ▲글로벌 은행들의 운영 환경 구축이 변화를 만들고 있다면서 "규제당국은 더 이상 관찰자가 아니라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있으며, 글로벌 은행들도 파일럿이 아닌 실제 운영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프로젝트 한강, 자산기본법 논의 등을 언급하며 “오랜만에 정책 환경과 기술적 준비성이 동시에 수렴하는 시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의 핵심 분야로는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토큰화 예금 ▲국경 간 청산을 제시했다. 그는 토큰화 MMF가 기존 T+1 정산 한계를 해소하고 실시간 담보 활용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서 추진 중인 원화 기반 예금토큰이 토큰화 증권 거래의 현금 결제 레이어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캔톤 APAC 성장 총괄은 “금융 시스템과 블록체인은 점진적으로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며 “문제는 변화가 언제 오느냐가 아니라 각 기관이 그 변화의 일부가 될 것인지 아니면 타인이 만든 시스템을 사용하는 참여자로 남을 것인지”라고 짚었다.
그는 “기회는 단순 토큰화 자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스템 간 조율에 있으며 금융 시스템은 함께 조율될수록 더 큰 가치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립된 네트워크가 아니라 조율된 시장(coordinated markets)이 지금 구축 중인 기관들이 미래 금융 시스템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스티튜셔널 웹3 포럼은 토큰포스트와 한국핀테크산업협회(KORFIN), 오픈블록체인·인공지능협회(OBDIA)가 공동 주최하고, 빗썸·코인원·코빗이 공식 후원한 행사다. 금융기관 및 기관 투자자를 위한 웹3 인베스트먼트 인사이트 공유 및 네트워킹을 위한 자리로, 국내 시중은행·증권사·보험사·핀테크·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 약 100명이 사전 초청 형태로 참석했다.
웹3에 대한 관심과 비전을 가진 국내 기관이 한 자리에 모여 스테이블코인·커스터디·온체인 금융 인프라 등 제도권 금융과 맞닿은 핵심 의제를 다루며 국내 웹3 산업의 실질적인 흐름과 동력을 만들어가는 현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