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이 러시아 원유를 들여와 자국 정유공장에서 가공한 뒤 휘발유와 경유 약 70%를 러시아에 보내기로 했다. 러시아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이후 가동 차질을 겪는 가운데 주변국 정유·물류망이 연료 공급 보완에 동원되는 흐름이다.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는 예를란 악켄제노프(Yerlan Akkenzhenov) 카자흐스탄 에너지부 장관이 최근 브리핑에서 서카자흐스탄주 악사이에 있는 소형 정유공장 콘덴사트가 러시아 원유를 사들여 정유한 뒤 휘발유와 경유 제품의 약 70%를 러시아에 수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악켄제노프 장관은 “현재 합의상 수요가 있는 석유제품인 휘발유와 경유의 최대 30%는 카자흐스탄에 남고, 나머지는 러시아로 보내진다”고 말했다. 러시아로 향하는 물량은 생산된 휘발유와 경유의 약 70%다.
그는 이번 결정이 러시아와 맺은 조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덴사트 정유공장은 나머지 정유제품 약 30%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구성국 이외 국가에 수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AEU는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이 참여하는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다. 역내 무역과 관세 체계를 함께 다루는 틀인 만큼, 이번 정유제품 배분도 단순한 민간 거래보다 국가 간 에너지 조정 성격이 강하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 정유시설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이후 가동 차질을 겪는 상황에서 나왔다. 러시아는 일부 지역에서 휘발유와 경유 공급 압박을 받고 있으며, 주변국과 해외에서 연료를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콘덴사트 정유공장은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서카자흐스탄주 악사이에 있다. 악켄제노프 장관은 이 공장에 역할을 맡긴 배경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지리적 위치를 들었다.
다만 이 공장은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 송유관망과 직접 연결돼 있지 않다. 러시아 원유 반입과 정유제품 반출은 모두 철도 운송에 의존해야 한다.
악켄제노프 장관도 “모든 것은 철도 수송 능력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급 규모는 정유 능력뿐 아니라 원유와 완제품을 실어 나를 철도 배차와 수송 여력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는 콘덴사트 정유공장이 제재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제재 위험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공장 재건 작업이 진행 중이고, 이번 합의가 투자 유치와 고용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콘덴사트 정유공장은 1992년 설립돼 카라차나크 유전 인근에서 생산된 가스 콘덴세이트를 처리해왔다. 카라차나크 유전 측이 자체 정유시설을 마련한 이후에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함께 나오는 액체 탄화수소다. 정유공장은 이를 가공해 휘발유와 경유 같은 석유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원유 생산량과 별개로 정제 설비와 물류망이 받쳐줘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진다.
카자흐스탄은 자국 원유 수출에서도 러시아 물류망의 영향을 받아왔다. 본지는 앞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여파로 카자흐스탄이 원유 생산을 일시적으로 줄인 사안을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쪽에서는 정유시설 타격이 내수 연료 공급 압박으로 번졌다. 본지는 앞서 러시아 정제유 감소와 원유 선적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 흐름을 전했으며, 이번에는 카자흐스탄 정유시설이 러시아 연료 부족을 보완하는 구조가 됐다.
국내 독자에게는 원유 생산보다 정유 설비와 제품 물류가 별도의 병목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카자흐스탄 원유·정유 흐름은 러시아 물류망, 제재 환경, 철도 수송 능력과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다시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