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LLY)가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주당순이익(EPS) 3.34달러, 매출 127억 3,000만 달러(약 18조 3,00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금융정보업체 비저블 알파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주당순이익 3.25달러, 매출 126억 2,000만 달러였다. 특히 체중감량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마운자로(Mounjaro)'와 '젭바운드(Zepbound)'의 매출은 각각 38억 4,000만 달러와 23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마운자로는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으나, 젭바운드는 시장 기대치였던 23억 3,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일라이 릴리는 2025년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기존에 예상된 EPS 범위는 22.05~23.55달러였으나, 새로 제시된 전망치는 20.17~21.67달러로 낮아졌다. 조정 EPS 또한 20.78~22.28달러로 종전보다 축소됐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분증권에 대한 투자 손실과 약 15억 7,000만 달러에 달하는 연구개발 관련 일회성 비용(IPR&D)이 지목됐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16% 넘게 상승했던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4% 가까이 빠졌다.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이익률 악화 우려가 다시금 부각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라이 릴리의 매출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요소가 남아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과 함께, 일회성 비용이 기업 체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 이후 제약업계의 투자 방향성과 연구개발 전략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이번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은 향후 실적 변동성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