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검사장비 전문업체 테라뷰가 국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첫 영국 기업으로, 고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국내 진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테라뷰는 반도체, 이차전지, 항공우주, 전기차 등 정밀도가 중요한 산업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테라헤르츠' 검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균열이나 결함을 찾아내는 데 특화된 이 기술은 제조 공정에서 불량률을 줄이고 품질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세계적인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반도체 기업 인텔도 테라뷰의 검사장비를 실제 생산 공정에 활용 중이다.
테라뷰가 택한 상장 방식은 한국예탁증서(KDR)를 활용한 공모다. 총 500만 KDR을 발행할 예정이며, 이는 외국 기업이 자국 주식을 한국 예탁결제원에 맡기고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지분증서다. 이 방식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네오이뮨텍 등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 증시에 입성할 때 활용했던 방식으로, 상장 이후 국내 투자자는 일반 코스닥 주식처럼 KDR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회사 측은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해외 시장 확대와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제품 개발과 기존 제품의 기능 개선에 자금을 쓰겠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을 코스닥 상장의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선 "고도화된 제조업 덕분에 초정밀 검사장비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라뷰는 이번 공모에서 주당 7,000원에서 8,000원 사이의 희망 공모가를 제시하고 있으며, 수요예측은 2025년 11월 13일부터 19일까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같은 해 11월 24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세계적으로 반도체와 전기차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정밀 검사장비 시장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테라뷰가 이번 상장을 계기로 아시아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외국 기업의 국내 증시 진입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