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관리종목 재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거래소 판단이 하루 만에 뒤집히면서 주가가 급등락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본 투자자에 대한 보상 절차가 본격화한 것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6일부터 관련 접수 페이지를 열고 손해배상 신청을 받고 있다. 접수 기간은 5월 31일까지이며, 이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배상심의위원회가 실제 배상 대상과 금액을 따질 예정이다. 거래소는 6월 중 배상금 지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접수 건수는 두 자릿수 규모로 파악된다.
이번 일은 거래소가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제출한 2025년 감사보고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관리종목 해제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잘못 판단한 데서 비롯됐다. 거래소는 지난달 16일 해당 종목의 관리종목 지정을 해제했다가, 오류를 확인한 뒤 이튿날인 17일 오후 2시 28분 다시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관리종목은 재무 상태나 감사의견 등에서 일정 기준에 미달한 기업을 투자자에게 주의시키기 위해 별도로 분류하는 제도다. 이 여부는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시 한 번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실제 시장 반응도 컸다. 16일 정규장 마감 뒤 관리종목 해제 공시가 나가자 에스씨엠생명과학은 다음 날 28.05% 급등한 채 장을 시작했고, 개장 직후 상한가까지 올랐다. 그러나 재지정 사실이 알려진 뒤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결국 5.73%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관리종목 해제는 기업의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반면, 재지정은 그 기대를 한꺼번에 꺾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당시 약 74억원 규모의 거래대금을 바탕으로 손해배상 규모의 상한선을 약 1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이는 거래에 참여한 투자자 모두가 가장 큰 손실을 봤다고 가정한 계산이어서 실제 지급액은 이보다 작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안은 거래소 공시와 시장 관리의 정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배상 범위와 책임 기준을 둘러싼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거래소의 공시 검증 절차를 더 엄격하게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