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이 5월 26일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리면서, 인공지능 확산에 맞물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상승 기대가 삼성전기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MLCC는 전자기기 회로에서 전기를 저장하고 흐름을 안정시키는 부품으로, 스마트폰은 물론 인공지능 서버와 차량용 전장 분야에서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SK증권은 삼성전기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기판, MLCC처럼 인공지능 시대에 필수적인 부품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삼성전기는 글로벌 부품사 가운데 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기판)를 모두 자체 생산하는 드문 업체로 꼽힌다. 증권가는 이런 구조가 고객사 대응력과 제품 묶음 공급 측면에서 경쟁사와 다른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기의 직전 거래일인 5월 22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1.30% 오른 134만원이었다.
증권사가 가장 크게 본 부분은 MLCC 가격 흐름이다. 지난 1년 동안 D램 계약가격은 세 자릿수 비율로 급등했지만, MLCC 가격 상승률은 5% 안팎에 머물렀다. 겉으로는 상승 폭이 작아 보이지만, SK증권은 오히려 이를 가격 인상 사이클의 초입 신호로 해석했다. 수요가 더 늘고 공급이 빠듯해지는 상황, 즉 쇼티지(공급 부족)가 나타나면 같은 계열 제품 전반에 걸쳐 가격이 한꺼번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사이클에서는 기판 가격이 2년 동안 50∼150% 상승한 사례도 있었다.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 여지를 남겼다. 박형우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조5천670억원, 내년 영업이익을 2조4천430억원으로 추정하면서도, MLCC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면 이보다 더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가능하다고 봤다. 여기에 실리콘 커패시터 사업도 1조6천억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사업화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커패시터는 전력 제어와 신호 안정화에 쓰이는 기본 부품이지만, 최근에는 고성능 반도체와 서버용 전력 관리 수요가 늘면서 기술 경쟁력이 더 중요해지는 분야다.
결국 이번 목표주가 상향은 단순히 한 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넘어, 인공지능 서버와 전장 시장 확대 속에서 삼성전기가 핵심 부품 공급사로서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MLCC와 기판 가격이 실제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장기 공급 계약이 매출로 본격 연결된다면, 삼성전기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한 단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