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은 7월 들어 급격히 줄어들며 14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6천57조1천340억원까지 내려왔다. 불과 보름 남짓한 사이 1천386조3천510억원이 사라지면서 전체 규모가 지난달 말보다 18.6% 감소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장 마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5천616조7천500억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440조3천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 두 시장의 합산 시가총액이 7천443조4천85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낙폭이 매우 컸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전체 시가총액이 7천993조원대까지 불어나며 8천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이후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
배경에는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대형주의 급락이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이른바 피크아웃 우려가 이어졌고, 여기에 미국과 이란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유가 상승은 기업 비용 부담과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불안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이달 내내 7천조원대를 오르내리다가 전날 6천21조원대까지 밀렸고, 14일 장중에는 한때 6천조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시가총액 감소폭이 전체 시장 위축을 키웠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4일 기준 약 1천538조원으로, 지난달 말 1천953조원에서 21% 줄었다. 주가는 이날 3.34% 오른 26만3천원에 마감했지만, 지난달 1일 처음으로 시가총액 2천조원을 넘기고 같은 달 18일 종가 36만2천5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때와 비교하면 몸집이 크게 줄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도 이날 3.69% 오른 191만3천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시가총액은 1천363조원으로 지난달 말 1천889조원보다 약 28% 감소했다. 두 종목에서만 이달 들어 940조원 넘는 시가총액이 줄어든 셈이다.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사정은 비슷하다. 에스케이스퀘어는 약 224조원에서 157조원으로 30% 줄었고, 삼성전기는 163조원에서 94조원으로 42% 감소했다. 현대차는 101조원에서 87조원으로 14%, 엘지에너지솔루션은 85조원에서 75조원으로 11% 넘게 축소됐다. 시장별로 보면 이달 들어 코스피 시가총액은 1천312조7천900억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73조5천600억원 각각 감소했다. 14일 하루만 놓고 보면 코스피는 0.73% 올랐고 코스닥은 1.92% 내렸지만, 개별 종가의 반등만으로는 최근의 급격한 시가총액 축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 실적 전망과 중동 정세, 국제유가 움직임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계속 키울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