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대법원의 의결권 제한 가처분 결정은 현재 경영체제와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판단한 대상은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 당시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의 법적 성격에 한정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지난 28일 고려아연과 영풍(000670) 간 의결권 행사 제한 사건에서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쟁점은 2025년 1월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호주 손자회사 SMC를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수 있는지였다.
고려아연은 당시 SMC가 영풍 지분을 10% 이상 취득하면서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고, 이에 따라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법원은 SMC를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했다.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회사들이 서로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때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제도다. 지배력 왜곡을 막기 위한 장치지만, 해외 계열사를 국내 상법상 어떤 회사 형태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면 적용 범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결정이 2025년 1월 임시주총 당시 SMC의 법적 성격을 따진 사건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의 직접적인 판단 대상은 지난해 1월 임시주총 당시 SMC를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로 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현재 경영체제의 토대가 2025년 3월 정기주총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정기주총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는 고려아연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고, 정기주총의 적법성과 효력도 인정됐다는 입장이다.
영풍·MBK파트너스의 해석은 다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해외 계열사를 지렛대로 순환출자형 상호주를 형성하고, 이를 근거로 최대주주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위법이라는 명확한 사법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가 이번 결정을 현재 경영체제와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위법 판단처럼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이번 임시주총 관련 대법원 결정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살펴보는 사안과도 별개라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고려아연 임시주총을 앞둔 감사위원 표 대결과 맞물려 양측 공방의 새 쟁점이 됐다. 본지는 앞서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감사위원 후보 선임, 의결권 자문 기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의혹 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최근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해명도 다시 문제 삼았다. 이들은 최 회장 측 선행투자와 고려아연 출자 펀드의 후속 투자 시점이 겹치거나 가까워 운용사의 독립 판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출자자일 뿐이며,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은 운용사가 독립적으로 수행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의결권, 감사위원 선임, 투자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동시에 이어지는 흐름이다.
고려아연 임시주총은 9월 9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안건은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집중투표에 의한 이사 4인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선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