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졌다. 베팅 시장에서도 회의론이 확산되며 입법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18일 기준 해당 법안이 2026년 12월 31일까지 통과될 확률은 32%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이 처음 개설됐던 지난 1월 11일 대비 약 30%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2월 19일 한때 82%까지 치솟았던 기대감은 5월 이후 꾸준히 꺾였다.
입법 일정 압박 속 ‘초당적 합의’ 난항
확률 하락의 배경에는 상원 입법 일정 축소와 함께 ‘초당적 지지’ 확보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 미 의회는 8월 휴회를 앞두고 있어 실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의원들은 수정된 법안 초안을 준비하며 협상을 이어갔지만, 민주당의 명확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회동을 통해 법안 논의를 이어갔지만 가시적인 진전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윤리 조항’ 부재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루벤 가예고 상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은 공직자의 디지털 자산 이해충돌 문제를 해결할 초당적 윤리 규정이 포함되지 않으면 본회의 통과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백악관 회동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고, 관련 윤리 조항도 도출되지 않으면서 핵심 쟁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법안 핵심은 ‘SEC·CFTC 역할 구분’
클래리티 법안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 관할을 구분해 어떤 자산이 어느 기관의 규제를 받는지 기준을 제시한다.
지지자들은 해당 법안이 ‘사후 규제’ 중심이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의회가 직접 만드는 명확한 규칙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원 청문회에서도 업계는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다. 노바랩스의 사라 아버그는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와 개발이 지연됐다”며 “명확성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적절한 규제’에 대한 요구”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으려면 ‘명확한 규칙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즈덤트리 측은 정권 변화에도 유지되는 지속 가능한 규제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코인센터는 해당 법안이 개발자를 보호하면서도 자금세탁 방지와 투자자 보호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 기대 식는 가운데 ‘시간과의 싸움’
하지만 시장은 점점 냉정해지고 있다. 폴리마켓의 확률 하락은 입법 현실을 반영한 신호로 해석된다. 남은 입법 일정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핵심 쟁점조차 합의되지 못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클래스리티 법안의 운명은 ‘윤리 조항’과 초당적 합의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연내 통과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판세가 다시 바뀔 가능성도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