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쿠팡의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와 관련해 형사 고발 방침을 밝혔다.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 부담 의혹에서 시작된 사안이 조사 절차의 적법성 공방으로 번졌다.
주 위원장은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쿠팡의 조사 거부 행위에 대해 “고발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법상 공정위 조사권이 사전 통지 없이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쿠팡에 대해서도 동일한 법을 이용해 조사권을 행사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쿠팡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조사 대상은 쿠팡이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담시켰는지 여부였다.
가격 맞춤형 쿠폰은 특정 상품이 경쟁 온라인몰보다 비쌀 경우 쿠폰을 발행해 소비자의 실제 구매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온라인 플랫폼 거래에서는 가격 경쟁 과정에서 할인·쿠폰·프로모션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져 왔다.
쿠팡은 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쿠팡은 현장조사 7일 전 사전 통지가 조사 대상자의 권익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상 절차라는 입장이다.
쿠팡은 공정위가 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는지 법원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쟁점은 쿠폰 비용 부담 의혹 자체에서 공정위가 사전 통지 없이 현장조사를 할 수 있는지로 넓어졌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조사는 사전통지 의무가 적용되는 조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26일 보도설명자료에서 대규모유통업법이 공정거래법상 조사 규정을 준용하고 있어 행정조사기본법의 7일 전 서면 통지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설령 행정조사기본법이 적용되더라도 사전 통지로 증거 인멸 등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예외가 가능하다는 입장도 냈다. 현장조사 제도의 실효성과 조사 대상자의 절차적 권리 사이의 충돌이 이번 사안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대형 유통업자가 납품업체에 부당한 비용이나 불이익을 떠넘기는 행위를 규율하는 법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판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쿠폰을 활용할 경우 비용 부담 구조가 불공정 거래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공정위가 쿠팡 현장조사에서 철수한 뒤 조사 거부의 정당성과 공정위 조사권의 범위를 함께 다투는 국면으로 이어졌다. 앞선 조사 쟁점은 쿠폰 비용 부담 의혹이었지만, 현재는 사전 통지 없는 현장조사의 적법성이 함께 다뤄지고 있다.
공정위는 앞서 온라인 플랫폼과 대규모 유통업자의 거래 관행을 들여다봐 왔고, 본지도 주 위원장이 쿠팡 등 국외 사업자에도 국내 사업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전한 바 있다. 이번 충돌도 온라인 플랫폼 규율과 경쟁당국 조사권의 경계를 가르는 사례로 해석된다.
쿠팡은 법원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조사 거부 행위에 대해 고발 방침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