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역사적 산업유산을 품은 옛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재탄생시키는 설계 방향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녹지 조성을 넘어, 근대 산업화의 흔적을 도시문화와 연결해 지역 정체성을 살려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광주시는 14일 시청 1층 시민홀에서 문화공원 설계공모 당선작 설명회를 열고, ‘모두를 위한 도시, 항상 함께하는 공원(City for All, Park for Always)’을 주제 삼은 밑그림을 공개했다. 당선작은 조경 설계 전문 그룹 제이더블유랜드스케이프와 건축사사무소 합동원, 그리고 전남대학교 이상훈 교수팀이 공동으로 제안한 작품이다. 이들은 산업유산을 물리적으로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생활문화와 도시 경관 속에 조화롭게 통합시켜 현대적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지명 설계공모에는 국내 주요 조경·건축 전문가로 구성된 5개 팀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평가 항목에는 장소 정체성 구현, 인접 도시 기반시설과의 유기적 연계, 산업유산의 창의적 활용 방안, 시민 참여와 향후 운영 지속가능성 등이 포함됐다. 광주시는 지난달 26일 심사를 마무리하고 최종 당선작을 확정했다.
이번에 조성될 문화공원은 총 3만5,000㎡ 면적으로, 과거 방직공장이 있던 터 위에 시민 일상을 품은 열린 녹지 공간으로 꾸며진다. 공원 안에는 보존건축물을 활용한 문화시설과 휴게 공간이 포함되며, 기존 도시의 맥락을 반영해 접근성과 활용도를 크게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올 연말까지 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 실시설계 및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문화공원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인 ‘챔피언스시티’ 프로젝트의 일부로, 해당 부지에는 총 4,315세대 규모의 주거단지와 함께 특급호텔, 업무·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번 설계는 광주의 산업 근대사 자취를 단순히 과거로 두지 않고, 미래 도시공간 속에 재해석하며 살아 숨 쉬는 역사로 연결하는 상징성이 크다. 도시가 가진 기억과 정체성을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해, 광주시는 공원 조성 과정에서 지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