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FT)가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전 세계적으로 9,00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인력의 약 4%에 해당한다. 이번 조치는 기업 전반의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일환으로, 특히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뿐만 아니라 게임·세일즈 부문까지 포함되며, 광범위한 사업 영역에 걸쳐 인력 감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정리 해고는 사전에 예견된 수순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부문이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던 만큼, 이미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이 감지되고 있었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엑스박스(Xbox) 유통 방식을 변경하기 위한 전략적 조정과 함께, 일부 게임 스튜디오도 폐쇄되거나 인력 감축 대상이 됐다.
필 스펜서 게임 부문 총괄은 임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게임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전략적 성장 영역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비효율적인 관리 구조를 줄여 민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러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게임 부문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와 동시에 소비자 기기 전략도 재편하고 있다. AMD의 맞춤형 칩을 탑재한 차세대 엑스박스를 준비 중이며, 서드파티 제조사가 엑스박스 브랜드 하드웨어를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서 사업 전략에 손질을 가하면서 전체적인 구조를 유연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대규모 인력 축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실적 면에서는 여전히 견고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올해 1~3월 분기 동안 매출 700억 달러(약 100조 8,000억 원), 순이익 258억 달러(약 37조 1,50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향후 분기 실적 전망 또한 긍정적으로 제시된 바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감원을 포함해 올해에만 네 차례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올해 1월에는 성과 평가를 근거로 전체 인력의 1% 미만을 정리했고, 5월에는 6,000여 명, 6월에는 3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이번 9,000명 감원은 그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이와 유사한 흐름은 다른 테크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아마존(AMZN)은 내부 AI 자동화 프로젝트에 따라 향후 인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글(GOOGL) 또한 여러 사업 부문에서 희망퇴직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 업계 전반에 걸쳐 효율화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결정은 비단 일회성 감원에 그치지 않고, AI 중심 기술 전환과 글로벌 전략 수정을 동반한 다층적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직원 개별 생계를 위협하는 구조조정이 반복되는 가운데, 최종적으로 어떤 조직 체계가 살아남을지는 앞으로의 기술 투자 방향과 시장 반응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