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성과급으로 주목받고 있는 SK하이닉스가 2025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서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채용 전형을 도입했다. 이번 채용은 해당 기업이 본격적으로 ‘AI 기반 메모리 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산업은 최근 인공지능 기술 수요 확대로 새로운 성장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메모리 분야의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는 인력 채용 방식에서도 기술 중심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채용에서는 기존의 서류 평가와 인적성 검사(SKCT)에 더해, AI가 문제를 직접 출제하고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A! SK’ 전형이 새로 도입됐다. 이 방식은 대면 면접 대신 지원자의 응답을 영상으로 녹화해 제출하는 비대면 온라인 평가이며, 실제 근무 부서 담당자가 다면 평가를 통해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A! SK 전형은 직무별 특성에 맞춰 AI가 출제한 시나리오 기반 질문을 포함해, 지원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직무 이해도, 문제 해결력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자기소개서로 드러나지 않는 실질 능력을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향후에는 AI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단순한 질문 출제에 그치지 않고, 종합적인 인재 분석이 가능한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채용은 9월 22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류 접수가 진행되며, 내년 1∼2월 입사 가능한 학사 이상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집 직무에는 설계, 소자, 연구개발(R&D) 공정, 양산 기술 등이 포함되고, 근무지는 경기 이천과 분당, 충북 청주, 서울 등 전국 주요 사업장이다.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로 추정되고 있어, 큰 폭의 인력 수요가 예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시장에서는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37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이 1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이 회사에 대한 선호도는 급상승했다. 실제로 올해 7월 취업플랫폼 인크루트 조사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채용 과정은 단순한 인력 충원 차원을 넘어, 변화된 기술 환경에 맞는 채용 문화 실험으로 평가된다. 향후 다른 대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들 역시 기술 중심의 채용 전형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인사 시스템 전반에 걸친 변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