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델 테크놀로지스(DELL)와 인텔(INTC)의 전략적 협력이 에너지 효율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은 새로운 프라이빗 클라우드 해법을 제시하며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델과 인텔은 ‘스마터 프라이빗 클라우드 2025’ 시리즈를 통해 차세대 AI 인프라 구조를 선보였다. 두 기업은 고성능 AI 워크로드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비집약형(disaggregated)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의 장점과 3단계 데이터센터 구조의 유연성을 결합했다. 실제로 델은 이 전략을 통해 전 회계연도에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 규모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AI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현재 기업들이 생성 AI를 도입하면서도 높은 저장 비용과 불확실한 투자 수익률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델과 인텔의 차별화된 접근 방식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기업 중 80%는 생성형 AI 도입으로 아직 수익을 실현하지 못했으며,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도 70%가 생성된 AI 데이터를 절반 미만만 백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해 델은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컴퓨팅과 저장 장치를 독립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개발했다. Rob Strechay 더큐브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사용자들은 더 이상 특정 하이퍼바이저에 종속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델의 유연한 생태계는 다양한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개방형 클라우드 운영체제를 효율적으로 연동할 수 있다"고 평했다.
뿐만 아니라 인텔은 해당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6세대 제온(Xeon) 프로세서와 가우디3(Gaudi 3) AI 가속기를 제공하며, 에너지 효율성과 연산 능력을 모두 충족하는 하드웨어 기반을 마련했다. 이들 제품은 델 서버 파워에지(PowerEdge)에 탑재되어 성능당 전력 효율을 기존 대비 40% 향상시켰으며, 최대 3배의 CPU 코어 수 증가도 이룬 상태다.
인텔의 플라비우 포민은 "AI 전환 과정에서 서버 통합이 이뤄지면 전력 소비를 포함한 운영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하이퍼컨버지드 시스템에서는 잉여 저장 자원이 있는 클러스터와 부족한 클러스터 간에 자원이 공유되지 않아 비효율이 발생했지만 델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이를 해결하는 구조를 제시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델은 VMware 인수 이후의 혼란 속에서도 기존 고객들의 투자 보호와 시스템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Caitlin Gordan 델 제품 관리 부사장은 "델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VMware 기반에서 시작하여 점진적 전환도 용이한 구조"라며 기업들의 장기적 전환 전략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텔은 최근 발표한 AI 전용 프로세서 크레센트 아일랜드(Crescent Island)를 통해 본격적인 AI 하드웨어 경쟁에 뛰어들며, 기존 대만 TSMC 및 엔비디아와의 격차를 좁히려 한다. 인텔과 델은 보안성도 강화했는데, 비밀컴퓨팅 환경을 위한 ‘믿을 수 있는 도메인 확장(TDX)’ 지원을 통해 가상 머신의 안전한 실시간 마이그레이션도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AI 도입 확산으로 인해 인프라 전반의 재설계가 요구되는 지금, 델과 인텔의 전략적 제휴는 단기에 그치지 않고 조직 전반의 전력 소비 개선과 투자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변화에 뒤처질 경우 기업들이 경쟁력 상실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진보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