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4일 광고 기반 무료 실시간 스트리밍 TV, 이른바 패스트(FAST) 서비스의 해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국내 방송·콘텐츠 업계의 새 수출 통로를 키우기 위한 민관 협력 논의가 본격화됐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이날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이노베이션 뮤지엄에서 기업 간담회를 열고,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는 글로벌 패스트 시장 대응 전략을 점검했다. 패스트는 시청자가 별도 구독료를 내지 않고 광고를 보며 실시간 채널형 콘텐츠를 보는 서비스로, 스마트TV 보급 확대와 함께 새로운 미디어 유통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방미통위에 따르면 글로벌 패스트 시장은 지난해 18조원 규모에서 2030년 47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전자, KBS·MBC·SBS 등 방송사, CJ ENM과 뉴아이디 같은 채널 운영사, 콘텐츠 제작사, 인공지능 기술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방미통위 출범 이후 패스트를 주제로 열린 첫 현장 간담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전통 방송시장이 제작비 상승과 광고 수익 감소라는 이중 부담을 받는 상황에서, 패스트를 국내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보고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석자들은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패스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은 과거 제작물을 다시 편성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북미 시청자 수요를 반영한 콘텐츠 기획과 편성, 시청 데이터에 맞춘 광고 연계 전략, 패스트 전용 콘텐츠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를 해외에 내보내는 단계를 넘어, 현지 시청 습관과 광고 시장 구조에 맞게 상품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의 글로벌 패스트 서비스 운영 현황과 전략을 소개했고, 인공지능 기업들은 번역·자막·추천 기술 등을 활용한 콘텐츠 현지화 사례를 발표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제작비는 오르고 광고 수익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패스트 같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TV 인프라와 국내 콘텐츠 제작 역량을 연결해 한국 콘텐츠의 해외 확산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논의는 하드웨어를 가진 전자업체, 콘텐츠를 보유한 방송사·제작사, 기술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해외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미디어 기업들이 구독형 서비스 외에 광고 기반 무료 플랫폼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