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3.6조 원 신용 조달 성공…아마존 이어 공격적 확장 가속

| 김민준 기자

생성형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부채 조달에 성공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회전 신용 한도(revolving credit facility)* 방식으로 구성됐으며,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바클레이(Barclay), 씨티은행(Citigroup),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JP모건(JP Morgan), 캐나다왕립은행(Royal Bank of Canada),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 등이 참여했다.

회전 신용 한도는 상환 즉시 다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유동성 중심의 금융 구조로, 스타트업에게는 자금 유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앤트로픽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크리슈나 라오(Krishna Rao)는 “이번 신용 한도는 회사의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뒷받침할 유연한 자금 운용 수단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앤트로픽은 이미 아마존(AMZN)으로부터 전환사채 형태로 80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전례가 있다. 아마존은 올해 1분기 중 일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고, 해당 시점에 기록된 막대한 투자 수익은 아마존의 주당순이익(EPS)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회전 신용 한도 확보와 동시에 앤트로픽은 올해 1분기 기준 연환산 매출이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상승률이다. 특히 자사 AI 모델에 대해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 수는 전년 대비 8배나 급증했다.

제품 측면에서도 앤트로픽의 행보는 분주하다. 이달 초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API에 웹검색 기능을 추가해 실시간 정보 조회 기능을 강화했다. 이 기능은 검색 1,000건당 10달러에서 시작되는 요금 체계를 적용한다. 앞서 회사는 클로드 챗봇의 상위 플랜인 ‘맥스 플랜’을 출시한 바 있으며, 월 100달러 및 200달러의 요금제를 통해 기존 최소 플랜 대비 최대 20배의 사용량을 제공한다.

업계 경쟁도 만만치 않다. 오픈AI(OpenAI)는 올해 매출을 127억 달러(약 18조 2,900억 원)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또 다른 LLM 개발사 코히어(Cohere)는 연초 이후 연환산 매출을 2배 이상 늘리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은 앤트로픽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독립적인 AI 기술 기업으로서 시장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이 회사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