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중심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스노우플레이크(SNOW)가 오픈소스 기반 데이터베이스 강화에 나섰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미국의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스타트업 '크런치 데이터(Crunchy Data)'를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스노우플레이크는 자사의 AI 에이전트 관련 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AI 중심의 클라우드 데이터 전략을 한층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크런치 데이터 인수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인 '스노우플레이크 포스트그레스(Snowflake Postgres)'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픈소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인 포스트그레스(PostgreSQL)를 기반으로 하며, 기업용 AI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운영을 한층 더 쉽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이 플랫폼이 개발자들이 데이터 접근 과정을 단순화하고, AI 애플리케이션을 신속하게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런치 데이터는 2012년에 설립된 후 포스트그레스를 클라우드에서 손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고객사는 민간 기업뿐 아니라 미국 국토안보부(DHS) 등 정부 기관을 포함해 수백 곳에 이르며, 안정성과 신뢰성을 입증해왔다. 이 회사 직원 약 100명은 인수 완료 후 스노우플레이크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스노우플레이크 제품 부문 부사장 크리스티안 클레이너먼(Christian Kleinerman)과 크런치 데이터의 CEO 폴 로렌스(Paul Laurence)는 공동 블로그에서 “스노우플레이크 포스트그레스는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다양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시대에 중요한 개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포스트그레스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스노우플레이크 특유의 데이터 거버넌스, 보안, 운영 안정성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스노우플레이크가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보고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지난달 비슷한 포스트그레스 기반 스타트업인 네온(Neon)을 약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양사는 모두 자사 플랫폼에서 AI 기능 중심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고객사인 랜딩AI(LandingAI)의 댄 말로니 CEO 역시 "포스트그레스가 스노우플레이크 내에 통합되면 고객 계정 내에서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배포할 수 있어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FT), 구글 클라우드(GOOGL) 등을 포함한 멀티클라우드 환경에서 데이터 저장과 분석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발표에 따르면 매주 5,200개 이상의 기업 고객이 자사의 AI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엔 코텍스(Cortex)로 불리는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도 포함된다.
AI 시장에서 포스트그레스 기반 기술 기업에 대한 인수 합병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세일즈포스(CRM)는 인포매티카를 약 80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발표했으며, 얼레이션(Alation)과 서비스나우(NOW) 역시 각각 넘버스 스테이션(Numbers Station)과 데이터월드(Data.World)를 인수해 자사 AI 역량 강화에 나섰다.
AI 에이전트 중심의 시장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스노우플레이크는 전통적 데이터웨어하우스를 넘어 차세대 AI 플랫폼으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보는 데이터 중심 기업 간 인수합병이 기술 경쟁력 강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 축임을 뚜렷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