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약 6조 9,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착수하며 인프라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낸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 규모의 채권은 모건스탠리를 통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통해 급격히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지출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채권 발행은 머스크가 테슬라·X·xAI 등 본인의 핵심 기술 자산에 다시 집중하겠다고 밝힌 직후 전격적으로 추진됐다. 이는 AI 분야 선두주자인 오픈AI와 구글(GOOGL)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한편에선 FT가 xAI의 직원 보유 지분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3억 달러(약 4,320억 원) 규모의 유통 주식 매각도 보도하며, 본격적인 외부 투자 유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자금 조달은 지난 3월 머스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와 AI 스타트업 xAI를 단일 지배구조 하에 통합한 데 따른 후속 행보다. 두 회사를 아우르는 신규 모회사 'xAI 홀딩스'는 당시 약 1130억 달러(약 162조 7,000억 원)의 가치로 평가받았으며, 이 중 xAI가 800억 달러, X가 330억 달러 상당을 차지했다. 단, 이 과정에서 외부 제3자 밸류에이션 없이 머스크 주도로 인수합병이 이뤄져 시장 내 평가가 엇갈리기도 했다.
이번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xAI의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콜로서스(Colossus)’ 구축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에 따르면 xAI는 이미 20만 개 이상의 GPU를 운영 중이며, 머스크는 향후 100만 개 이상의 칩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추가로 xAI는 벤처캐피털 대상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도 계획 중이다.
한편 xAI는 생성형 AI 챗봇 ‘그로크(Grok)’를 중심으로 OpenAI의 GPT와 경쟁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대화 문맥 강화를 위한 ‘메모리’ 기능과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협업을 위한 ‘그로크 스튜디오’도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애저 AI 파운드리에 그로크3를 탑재했고, 텔레그램과는 3억 달러 상당의 전략적 제휴를 맺어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순탄치만은 않다. 최근 그로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화이트 제노사이드’ 음모론 내용을 반복적으로 언급해 논란이 일었고, 음성 모드의 이상 반응 및 정치 편향 의혹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Grok’이라는 명칭을 두고 다른 AI 스타트업과 상표권 갈등까지 불거진 상태다.
이번 금융 전략은 머스크가 기술 분야에 재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동시에, X와 xAI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AI 시장 내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최근 “AI와 소셜 플랫폼의 데이터 결합을 통해 혁신적 모델이 가능하다”며 X와 xAI의 기능적 융합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