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3개월 만에 유료 기업 고객 수 300만 명을 돌파하며, 마이크로소프트 및 구글과의 경쟁에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이에 발맞춰 새로운 업무용 도구를 다수 공개하며, 엔터프라이즈 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번에 선보인 기능에는 드롭박스, 원드라이브, 구글 드라이브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되는 ‘커넥터’,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녹음·요약하는 '레코드 모드', 그리고 대규모 리서치와 프로그래밍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딥 리서치’와 ‘코덱스’의 강화 버전이 포함됐다. 오픈AI는 이 같은 제품군 강화가 “조직 내 지식의 사일로 현상을 극복하고, 내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개월간 기업 고객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배경에는 구체적인 업무 적용이 가능해진 *생산성* 중심의 기능들과 철저한 데이터 보안 정책이 자리한다. 오픈AI는 “SOTA(State-of-the-Art) AI 모델에 대한 직접 접근성과 기업 고객 정보를 학습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이 차별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데이터 보호에 관한 구체적인 대응 조치는 공개되지 않으면서 일부 대기업 고객들의 신중한 도입 결정을 유도하고 있다.
기업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기능 중 하나인 '딥 리서치'는 오픈AI가 개발 중인 차세대 모델 ‘o3’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웹과 조직 내 데이터베이스를 동시에 활용해 정밀한 보고서를 자동 작성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허브스팟, 마이크로소프트365 등 다양한 업무용 툴과 연동되어 업무 흐름 전반을 AI에 위임할 수 있게 돕는다.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Sam Altman)은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스노우플레이크 서밋’에서 “이제는 기업들이 AI를 ‘시험적으로’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실전 배치에 들어서고 있다”며 “빠르게 경험하는 기업일수록 후속 성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전에 AI 도입에 신중한 접근을 권장하던 발언에 비해 큰 변화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협력을 활용해 본인의 오피스 제품군에 GPT 기반 기능을 대거 접목시키는 한편, 오픈AI의 영상 생성 모델 ‘소라’를 빙(Bing) 앱에서 무료 제공하는 등 특히 가격 정책에서 경쟁 우위를 겨냥하고 있다. 이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사용하는 기존 ChatGPT 고객층과의 충돌 우려도 낳고 있긴 하나,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는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오픈AI의 기술적 종합력 또한 눈에 띈다. 딥 리서치 모델은 학문·기술·인문 등 100개 이상의 고난이도 질문을 다루는 ‘휴머니티 라스트 시험’에서 전례 없는 26.6% 정확도를 기록하며, 인간 전문가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줬다. ‘코덱스’ 또한 코드 생성 및 디버깅, PR 제안 등 고급 기능 수행에서 67% 정확도를 기록하며 실무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내부 불안 요인도 존재한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오픈AI 소속 엔지니어들이 경쟁사 앤스로픽으로 이직하는 비율이 역으로의 이동 대비 8배 이상 많았으며, 이는 회사의 핵심 인력 유출 및 연구 주도권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불어 2023년 말 발생한 샘 올트먼의 해임과 복귀 과정으로 드러난 거버넌스 리스크는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복합적 과제 속에서도 오픈AI는 엔터프라이즈 중심 AI 경쟁에서 확실한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최근 300만 유료 기업 고객이라는 이정표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미국 기업 사회가 AI를 단순한 실험에서 핵심 운영 도구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며, AI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구조적 변화의 서막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