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EO “AI 도입으로 전체 인력 줄어들 것…이미 2만7000명 감원”

| 김민준 기자

아마존의 앤디 재시(Andy Jassy) 최고경영자(CEO)가 생성형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인해 향후 아마존의 인력 규모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재시는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모에서 “현재 수행중인 일부 업무는 앞으로 더 적은 인원으로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시에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창출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기업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2022년 이후 아마존은 2만7000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한 바 있으며, 올해에도 북미 리테일 부문과 디바이스 사업부에서 각각 수백 명의 인력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약 156만 명의 정규직 및 시간제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수천 명의 계약직 및 임시직 인력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고용 구조는 앞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은 이미 창고 자동화, 수요 예측, 재고 배치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있다. 재시는 특히 AI 에이전트가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게 되면, 직원이 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동시에 구조적으로 '사람이 덜 필요한'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도 숨기지 않았다.

재시는 “AI 도구를 활용해 더 작은 팀이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하는 시대”라며, 직원들이 기술 활용법을 적극적으로 익히고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AI 에이전트가 인간보다 한걸음 앞선 출발점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만들면서 전략 및 혁신 중심의 사고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변화는 아마존만의 문제가 아니다. 쇼피파이(Shopify)의 토비 루트케(Tobi Lütke) CEO도 AI가 이제 직원들의 기본 업무 도구로 자리잡았다며, 인력 확충이 필요한 경우에는 왜 AI로 대체할 수 없는지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클라르나(Klarna)의 CEO 세바스티안 시에미아토스키(Sebastian Siemiatkowski) 역시 AI 투자의 여파로 직원 수를 40% 줄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긍정적인 면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인용해, AI 도입 이후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작업 속도 요구가 빨라졌으며, 창의적인 사고보다 루틴이 강조되는 작업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비판도 소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은 AI 강화 전략을 흔들림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 수천억 원을 투입해 전 세계에 AI 전용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재시는 지난 4월 주주 서한을 통해 “생성형 AI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시 발명하는 단 한 번의 기회”라며, 해당 기술이 기업들의 비용 절감과 업무 방식 재정립에 혁신적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이 기술의 진화 속도는 과거 어떤 기술보다도 빠르다”고 덧붙이며, 인공지능이 불러올 산업 지형도의 근본적인 재편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