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 인프라 스타트업 ‘타이프데프(Typedef)’가 550만 달러(약 79억 2,000만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생성형 AI 인프라 시장 진입에 본격 나섰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특화된 피어 VC(Pear VC)가 주도했고, 베리스시모 벤처스, 모노크롬 벤처스, 도쿄 블랙 등 주요 투자사와 주요 엔젤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타이프데프는 생성형 AI 모델, 특히 대형 언어 모델(LLM)에 최적화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기업이 보다 쉽게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전용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AI 통합이 가속화되는 시장에서 신속하고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 최적의 워크로드를 가려내고, 이를 실제 업무 환경에 배치할 수 있는 역량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인프라 시장은 앞으로 2,000억 달러(약 28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타이프데프가 내세우는 핵심은 단순함과 유연성이다. 서버리스 아키텍처 기반으로 사용자는 별도의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거나 조율할 필요 없이 오픈소스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한 후 데이터를 연결하고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면 곧바로 AI 흐름을 구성할 수 있다. 특히 혼합형 AI 워크로드 환경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토큰 한계, 문맥 창의 크기, 데이터 청킹 등의 복잡한 요소들을 내부적으로 자동 관리해준다.
타이프데프가 주목하는 과제는 많은 기업들이 겪고 있는 '파일럿 마비' 현상이다. 인포매티카가 2025년 발표한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사에 따르면, 무려 97%의 기업이 생성형 AI의 가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67%는 파일럿 단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프로젝트를 절반 이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창업자 요니 마이클(Yoni Michael)은 "기존 데이터 인프라는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LLM 추론에 적합하지 않다"며, "현재 대부분의 AI 파이프라인이 노후 기술이나 불완전한 조합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첫 사용자층도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보험 산업의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마틱(Matic)은 고객 응대 기록과 보험 약관 문서를 바탕으로 리스크와 오류를 줄이는 생산형 AI 워크플로우를 빠르게 배치 중이다. 마틱의 최고제품책임자 리 말리니악은 “기존에는 수개월이 걸리던 문서 추출 자동화 작업을 수일 내에 끝마칠 수 있게 됐다”며 “타이프데프 덕분에 오류율과 비용 부담을 크게 줄였다"고 전했다.
피어 VC의 파트너 아라시 아프락텐(Arash Afrakhten)은 이번 투자의 배경에 대해 “AI 모델 트레이닝 중심의 패러다임이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복잡함을 최소화한 확장 가능한 LLM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 팀은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성공적인 데이터 기반 스타트업을 여럿 이끌어본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프데프는 앞으로의 기업 AI 전략에서 추론 중심 구조가 주류로 떠오르는 전환점을 겨냥하고 있다. 복잡한 구축 과정 없이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생산 환경을 구성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차세대 데이터 인프라로서 도약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