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 주도권 탈환 위해 '슈퍼 인재' 영입 작전 가속

| 김민준 기자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실리콘밸리의 핵심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메타는 깃허브 전 CEO 냇 프리드먼(Nat Friedman)과 그의 투자 파트너 다니엘 그로스(Daniel Gross)를 AI 연구 및 인재 확보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AI 벤처캐피털 NFDG의 일부 지분까지 인수하며 영향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프리드먼은 지난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를 약 7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억 원)에 인수한 뒤 2019년 CEO로 부임, 대표적인 생성형 AI 기반 코딩 툴인 '깃허브 코파일럿'을 상용화하며 업계에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021년 퇴임 후 NFDG에 전념해왔다.

그로스는 애플이 2013년 약 5000만 달러(약 720억 원)에 인수한 개인 비서 앱 키우(Cue)의 창업자로, 애플에서 AI 프로젝트를 이끈 뒤 생성형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를 공동 설립한 인물이다. 이 두 인물은 NFDG를 통해 스트라이프(Stripe),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 캐릭터 테크놀로지스(Character.AI) 등 굵직한 AI 스타트업에 100만~1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AI 생태계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현재 프리드먼은 메타 외부 자문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며, 만약 양측의 채용 협상이 성사될 경우 메타 AI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최근 메타가 취하고 있는 공격적인 인재 영입 전략과도 맞물린다. 메타는 지난주 AI 교육용 데이터 플랫폼 기업 스케일 AI(Scale AI)를 143억 달러(약 20조 5,000억 원)에 인수하며 CEO였던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을 연구 조직 수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메타는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등 경쟁사로부터 최고급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최대 1억 달러(약 1,440억 원)의 계약금이 포함된 페이키지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의 샘 알트먼(Sam Altman) CEO에 따르면, 메타는 오픈AI 소속 연구원 노암 브라운(Noam Brown)을 포섭하기 위해 거액 제안을 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전문가들은 프리드먼과 그로스의 합류가 이뤄질 경우, 메타의 AI 연구 저변 강화는 물론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까지 전략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메타는 생성형 AI 언어모델인 라마(LLama) 시리즈를 중심으로 오픈소스 AI 진영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구글과 오픈AI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한 상황이다. 이번 영입이 메타가 다시금 AI 주도권 경쟁에 나설 수 있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