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xAI, 환경법 위반 논란…흑인 커뮤니티 건강 위협

| 손정환 기자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미국 환경 보호법 위반 혐의로 법적 제재를 앞두고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xAI의 데이터 센터 ‘콜로서스(Colossus)’ 시설이 관련 허가 없이 35기의 가스터빈을 가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최장수 민권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와 남부환경법률센터(SELC)는 이를 ‘환경적 인종차별’ 사례로 규정짓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남부환경법률센터는 최근 일론 머스크에게 60일 내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사전 통보서를 발송했다. 해당 문서는 68페이지에 달하며, 인근 흑인 커뮤니티가 심각한 대기오염에 노출돼 건강과 삶의 질이 위협받고 있음을 강조한다. xAI 측은 발전소 가동을 위한 건설 및 운전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AI 시스템 구동을 위해 가스터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제의 시설은 산업활동이 집중된 사우스 멤피스의 박스타운(Boxtown) 인근에 위치해 있다. NAACP는 이 지역의 열악한 대기질과 인구 구성 등을 지적하며 “환경 불평등이 구조화된 차별의 또 다른 형태”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법원을 통해 환경 개선 조치와 함께 민사상 벌금 및 소송 비용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xAI는 해당 사안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SELC 측은 지역 보건 당국에 문제 제기를 반복했지만 뚜렷한 대응이 없었다며, 이제는 법적 수단을 통해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SELC의 패트릭 앤더슨(Patrick Anderson) 수석변호사는 “기술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이제는 기업이 법적 책임과 환경 영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도 xAI는 멤피스에 ‘콜로서스 2’라 불리는 두 번째, 더 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해당 시설은 최대 1기가와트의 전력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AI와 클라우드 기술 확대로 인해 데이터센터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 에너지부는 현재의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이 2028년까지 2~3배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맥킨지앤컴퍼니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2030년까지 약 6조 7,000억 달러(약 9,31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의 xAI는 이제 막 첫 발을 뗀 AI 스타트업이지만, 이런 논란은 향후 기업의 성장 동력에 불확실성을 더할 가능성이 크다. 친환경 기술 전환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머스크의 또 다른 야심작 역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