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가 자사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파트너인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거래는 수주 내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식이 전해지자 코어 사이언티픽 주가는 하루 만에 30% 넘게 급등했다.
코어위브는 인공지능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엔비디아(NVDA)의 최신 GPU 제품군을 제공하는 등 고성능 컴퓨팅 자원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지난 3월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시가총액이 3배 이상 급등했고, 그에 따라 야심 찬 M&A 전략도 함께 강화되고 있다.
코어 사이언티픽은 2017년 비트코인 채굴 기업으로 출범해 2022년 초에 상장했으나, 같은 해 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AI 특화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해 재기를 꾀했고, 2024년 1월 파산 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코어위브와 첫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제공됐던 전력 용량은 15메가와트(MW)였으나 이후 다섯 개 지역으로 확장되며 총 590MW까지 늘어났다.
계약 규모는 향후 12년 간 총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양사의 파트너십이 단순 공급계약을 넘어 전략적 통합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어위브는 이미 지난해 인수 제안을 한 바 있으며, 당시 제안 금액은 약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양사 간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보다 높은 평가액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코어위브는 이번 인수를 현금이 아닌 자사 주식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는 이미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는 재무구조를 고려한 것으로, 작년 말 기준 부채 규모는 약 80억 달러(약 11조 5,200억 원)에 이르며 2026년까지 75억 달러(약 10조 8,000억 원) 규모의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일부 부채는 재조정을 통해 상환 부담을 줄였지만, 현금 유동성을 아끼는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올해 두 번째 대형 거래가 된다. 코어위브는 앞서 AI 개발 도구 기업 웨이츠 앤드 바이어시스(Weights & Biases)를 약 17억 달러(약 24조 5,000억 원)에 인수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AI 서비스인 W&B 인퍼런스를 출시한 바 있다.
하드웨어 인프라 확보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블랙웰 B200 칩을 수천 개 도입해 액체냉각 방식의 GB200 NVL72 장비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해당 장비는 GPU 72개와 CPU 36개를 통합한 대형 부품으로 AI 워크로드 처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인프라 선점과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이번 행보는 관련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