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컴퓨팅 선물시장, 올해 말 출시... GPU 임대료 변동성 잡는다

| 토큰포스트

인공지능 모델을 돌리는 데 필요한 컴퓨팅 용량의 임대 가격을 사고파는 선물시장이 올해 후반 처음으로 출범할 전망이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관련 비용의 급격한 변동을 미리 관리할 수 있는 금융시장 장치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과 GPU 시장정보업체 실리콘 데이터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당국 승인 절차를 전제로 세계 최초의 ‘컴퓨트 선물시장’을 올해 후반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컴퓨트는 인공지능 학습과 추론,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뜻한다. 이번 선물상품은 실리콘 데이터가 산출하는 GPU 임대료 가격 지수를 기준으로 거래되는데, 회사 측은 이를 온디맨드 방식의 GPU 임대료를 반영한 세계 최초의 일일 벤치마크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컴퓨팅 자원이 이제 단순한 기술 장비를 넘어 비용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개발업체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GPU를 장기간 확보하지 못하면 서비스 출시와 모델 개발 일정이 흔들릴 수 있고, 반대로 임대료가 급등하면 인프라 투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선물시장이 열리면 이들 기업은 현재의 가격 수준을 기준으로 미래 비용을 미리 고정해 두는 방식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원자재나 에너지 시장에서 가격 급등락에 대비해 헤지(위험 회피)를 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배경에는 아직 표준 가격이 뚜렷하지 않은 GPU 시장의 특성이 있다. 카르멘 리 실리콘 데이터 최고경영자(CEO)는 공급업체, 지역, 계약 방식에 따라 컴퓨트 가격 차이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같은 연산 자원이라도 어디서, 어떤 조건으로 빌리느냐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져 시장 참여자들이 적정 가격을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실리콘 데이터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일관성과 투명성, 실시간 가격 가시성을 제공하는 기준 지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금융자산으로 편입되는 신호로 본다. 테리 듀피 CME 그룹 회장 겸 CEO는 컴퓨트가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자 빠르게 새로운 자산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고, 글로벌 트레이딩 회사 DRW의 돈 윌슨 CEO도 컴퓨트가 장차 세계에서 가장 큰 상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투자와 GPU 확보 경쟁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체계적으로 헤지할 수단이 거의 없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GPU,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권 같은 인공지능 인프라 요소들이 석유나 전력처럼 가격 지표와 파생상품을 갖춘 시장으로 더 넓게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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