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쿠웨이트투자청·엔비디아 참여…헬릭스, ‘원스톱’ AI 데이터센터로 승부수

| 박서진 기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형 자본이 몰리고 있다. KKR와 쿠웨이트투자청, 엔비디아($NVDA), 비스트라($VST) 등이 참여한 투자 컨소시엄이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Helix Digital Infrastructure Inc.)를 출범시키고,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를 겨냥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헬릭스는 이번 출범과 함께 100억달러 이상의 장기 자본 약정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1달러당 1,519.20원을 적용하면 약 15조1,920억원 규모다. 회사는 향후 추가 투자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는 시점에 대규모 자금과 전력, 반도체, 운영 경험을 한데 묶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는 아마존웹서비스의 전 최고경영자였던 애덤 셀립스키(Adam Selipsky)가 이끈다. KKR의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책임자인 발데마르 슐레자크(Waldemar Szlezak)는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았다. 클라우드와 인프라 투자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해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AI 인프라 ‘원스톱’ 전략

헬릭스는 엔비디아의 ‘DSX’를 활용해 대규모 AI 클러스터용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DSX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외부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설계 청사진, 사전 시뮬레이션 도구, 운영 자동화 소프트웨어인 ‘DSX OS’ 등을 포함한 통합 기술군이다. 쉽게 말해 설계부터 검증, 운영까지 한 번에 묶은 AI 인프라 구축 체계다.

엔비디아는 헬릭스의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해 AI 인프라 배치 작업을 지원한다. 비스트라는 우선 전력 공급자로 나선다. 비스트라는 총 44기가와트 규모의 발전 설비를 운영하고 있어, 전력 확보가 핵심인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전력 수급이 GPU 못지않은 경쟁력으로 꼽힌다.

헬릭스의 전략은 단순히 서버를 넣는 데이터센터 사업자에 머물지 않는 데 있다. 회사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광섬유 네트워크, 전력 인프라, 관련 자산까지 함께 투자하는 ‘원스톱’ AI 인프라 공급자를 지향한다. 전력 생산 시설은 물론 송전선 같은 운송 인프라까지 투자 범위에 넣었다. 대형 고객 입장에서는 사업자 수를 줄이고 구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셀립스키는 “디지털 인프라 대형 수요자들은 복잡성을 줄이고 새로운 용량을 확보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며 “헬릭스는 대규모 장기 자본과 전문성을 결합해 빠른 속도와 대규모로 통합 AI 인프라 해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계약과 시장 경쟁

이번 출범 배경에는 최근 잇따른 초대형 계약도 있다. 지난 4월 코어위브 홀딩스(CoreWeave Holdings Inc.)는 메타플랫폼스($META)에 2032년까지 클라우드 용량을 제공하는 210억달러, 약 31조9,032억원 규모 계약을 따냈다. 그보다 몇 주 앞서 네비우스 그룹(Nebius Group NV)도 메타와 270억달러, 약 41조184억원 규모의 유사한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역시 엔스케일 글로벌 홀딩스(Nscale Global Holdings Ltd.)로부터 147억달러, 약 22조3,322억원 규모의 GPU 용량 구매를 약정한 상태다.

시장은 헬릭스가 코어위브처럼 단순 인프라 공급을 넘어 자체 클라우드 운영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여기에 충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맞춤형 데이터센터 기술까지 개발한다면, 다른 AI 데이터센터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기술적 차별화를 시도할 여지도 있다.

결국 헬릭스의 등장은 AI 데이터센터 경쟁이 이제 ‘칩’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자본, 전력, 네트워크, 운영 소프트웨어를 함께 확보한 사업자가 유리해지는 구도다. AI 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헬릭스가 초대형 클라우드 고객의 새 대안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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