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3조 달러 추정, 신용시장 리스크 부상

| 강이안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2028년까지 3조 달러(약 4149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면서, AI 투자 자금 구조와 신용시장 노출이 연준 정책 논의의 새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쟁점은 AI 투자가 물가를 얼마나 자극하느냐보다, 누가 어떤 구조로 돈을 대고 손실을 떠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

포천(Fortune)은 25일 조아오 고메스(Joao Gomes)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의 코멘터리를 실었다. 고메스 교수는 AI 투자가 생산성과 공급 능력을 키울 수 있지만, 더 즉각적인 문제는 금융 생태계의 레버리지와 익스포저, 취약성이 충분히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썼다.

이 글은 사실 보도라기보다 정책 해석에 가깝다. 연준이 실제 자금 출처를 모른다고 확인한 것은 아니며, 공개 자료만으로 전체 위험 지도를 한눈에 그리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로 읽힌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2025년 8월 6일 팟캐스트에서 AI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1조5000억 달러(약 2075조원)의 외부 자금 조달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비슈와스 팟카르(Vishwas Patkar) 모건스탠리 미국 크레딧 전략 책임자는 이 공백 가운데 약 8000억 달러(약 1106조원)는 사모대출, 2000억 달러(약 277조원)는 투자등급 회사채가 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자료에서 1500억 달러(약 207조원)는 데이터센터 자산유동화증권과 상업용부동산담보증권, 3500억 달러(약 484조원)는 사모펀드·벤처캐피털·국부자금 등으로 채워질 수 있다고 제시됐다. AI 설비 투자가 빅테크의 현금 지출을 넘어 신용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구조다.

모건스탠리의 2026년 3월 9일 자료도 비슷한 자금 구조를 제시했다. 2025~2028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비는 약 2조9000억 달러(약 4011조원)로 추정됐고, 이 가운데 1조4000억 달러(약 1936조원)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현금흐름이 부담하는 것으로 분류됐다.

나머지는 회사채, 증권화 신용, 사모대출, 기타 자본이 맡는 구조다. 공개된 자료만 보면 자금 지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금융 주체가 만기와 담보, 수익 배분을 나눠 갖기 때문에 전체 위험을 단일 지표로 보기 어렵다.

증권화 신용은 대출이나 임대료 같은 현금흐름을 묶어 투자상품으로 만드는 금융 구조를 뜻한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장기 임대계약, 전력 사용 계약, 부동산 담보 가치가 함께 엮일 수 있어 금리와 공실, 인허가 지연이 신용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준도 AI의 경제 영향을 공식 검토 대상으로 올려놓았다. 연준은 2026년 7월 9일 갱신한 ‘Productivity and Jobs’ 태스크포스 설명에서 AI를 포함한 범용기술의 속도와 범위, 경제적 영향을 살펴 고용과 물가 목표에 관한 정책 판단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AI를 단순한 기술주 이슈가 아니라 생산성, 고용, 물가를 함께 움직이는 변수로 보겠다는 뜻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는 반도체와 전력, 토지, 노동 수요를 동시에 키우고, 자금 조달 방식에 따라 신용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월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엔비디아($NVDA)는 2026년 8월 10일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과 AI 컴퓨트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세워 5000억 달러(약 692조원) 이상의 제3자 자본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칩을 만드는 데서 시작했지만, 오늘날에는 AI 공장이라는 새로운 생산적 투자 인프라를 만드는 일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AI 컴퓨팅 자산을 월가가 장기 투자 대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반대편에서는 프로젝트 리스크가 부각됐다. 로이터는 데이터센터 금융이 지역 반발과 인허가 부담 때문에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추가 실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6년 1분기에는 최소 75개 프로젝트, 약 1300억 달러(약 180조원) 규모가 지역 반대에 직면했다는 데이터센터워치(Data Center Watch) 수치도 제시됐다.

본지는 앞서 1300억 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역 반발에 부딪힌 흐름을 전했다. 엔비디아의 대형 금융 플랫폼과 장부 밖 부채 논쟁도 이미 시장의 쟁점으로 다룬 바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 이 사안은 AI 반도체나 빅테크 실적만의 문제가 아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회사채, 사모대출, 증권화 상품으로 확산되면 신용시장과 금리, 위험자산 가격을 함께 흔들 수 있다. 실제 디폴트나 시스템 리스크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AI 자금 조달 구조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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