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달러 AI 금융, 엔비디아 설명 요구 커졌다

| 이준한 기자

엔비디아($NVDA)의 5000억달러(약 692조원) 이상 AI 인프라 금융 구상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 검증대에 올랐다. 매출 성장 자체보다 자본을 어디에 쓰고, 그 투자가 어떤 가치를 낼지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라 아라기(Sara Araghi) 프랭클린템플턴 수석부사장 겸 프랭클린 에쿼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 투자와 그 가치에 대해 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아라기가 엔비디아에 단순한 실적 상회가 아니라 자본 배치와 투자 지속성에 대한 구체적 지도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아라기의 발언은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공급사를 넘어 고객의 인프라 금융 구조에 직접 관여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칩 판매와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조달, 장기 임대 수요가 한 구조 안에 묶이면서 투자자는 실적 숫자 뒤의 자본 회수 가능성을 함께 따져보게 됐다.

엔비디아는 10일 아폴로(Apollo), 블랙록(BlackRock), 블랙스톤(Blackstone), 브룩필드(Brookfield),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KKR과 AI 컴퓨팅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플랫폼을 통해 5000억달러 이상의 제3자 자본을 동원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구상은 엔비디아 고객이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독립 금융 플랫폼을 만드는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각 금융사와의 협력이 최종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자체 블로그에서 AI 팩토리와 컴퓨트를 ‘투자 가능한 자산군’으로 설명했다. 쿠다(CUDA) 생태계와 장기 사용성을 근거로 들며, 5000억달러는 단일 펀드나 엔비디아 매출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며 동원될 제3자 자본이라고 밝혔다.

AI 팩토리는 대규모 연산 인프라를 통해 AI 학습과 추론 작업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형 설비를 뜻한다. 통상 데이터센터 투자는 건물, 전력, 냉각, 서버, 네트워크 장비가 함께 들어가는 장기 프로젝트여서 초기 자금 부담이 크고 회수 기간도 길다.

엔비디아의 설명은 컴퓨트가 단순 소모재가 아니라 여러 고객과 작업에 다시 배치될 수 있는 자산이라는 논리에 기대고 있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자산의 중고 가치, 장기 임대 수요, 고객사의 계약 이행 능력이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오픈AI(OpenAI)의 오하이오 데이터센터 임차와 관련해 최대 1050억달러(약 145조원)의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이 보증이 프로젝트 전체가 아니라 리스와 전력 지급의 일부, 사이트 최소가치 보장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논점은 ‘순환성’이다. 엔비디아가 고객 인프라를 지원하고, 그 인프라가 다시 엔비디아 칩 수요로 이어지는 구조가 AI 수요를 얼마나 실제로 반영하는지 시장이 따져보기 시작했다.

대니 휴슨(Danni Hewson) AJ벨 금융분석 책임자는 “중요한 시험대는 이 투자가 결국 자금을 댄 모든 쪽에 적절한 수익을 만들어내느냐”라고 말했다. 이는 AI 인프라 투자가 회계상 성장으로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 제공자에게도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반대편에는 AI 인프라 지출이 장기 수요를 뒷받침한다는 시각도 있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트가 여러 고객과 작업에 재배치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경제적 가치가 유지된다고 주장한다.

아라기는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약 21배이며, 시장이 성장률 둔화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주가 평가보다 중요한 질문이 성장 둔화 이후에도 자본 투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어질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 구조는 엔비디아 공급망과 AI 데이터센터, 토큰화 담보 시장을 함께 보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본지는 앞서 5000억달러 AI 금융이 장부 밖 부채 논쟁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LSEG 집계 기준 엔비디아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거의 두 배인 921억8000만달러(약 127조원)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실적은 미국 증시 26일 장 마감 후 발표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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