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45개 AI 에이전트를 투입한 실험에서 다중 에이전트 협업의 성과와 조율 한계를 함께 확인했다. 취약점 탐지처럼 나눠 처리하기 쉬운 작업에서는 성과가 컸지만, 상호 의존도가 높은 개발 작업에서는 뚜렷한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
앤트로픽 프런티어 레드팀은 8월 13일 공개한 연구 글에서 AI 에이전트가 코드베이스와 시장, 사회적 시스템에서 더 많은 일을 맡으면서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에이전트끼리의 상호작용이 사람 간 상호작용이나 사람과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했다.
핵심 실험은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지였다. 앤트로픽은 45개 에이전트에 각각 가상머신을 배정하고, 공유 포럼에서 서로 조율하도록 했다. 과제는 15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취약점을 찾는 일이었다. 에이전트들은 결과를 서로 검토했고, 별도 판정 에이전트가 제출된 취약점이 새롭고 유효한지 판단했다.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Claude Mythos Preview)를 쓴 독립 병렬 방식은 650만 토큰을 써 21개 취약점을 찾았다. 협업형 에이전트 군집은 2700만 토큰으로 266개 취약점을 찾아냈다. 두 방식이 함께 찾은 취약점은 12개였다. 앤트로픽은 협업 과정에서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도구를 만들고 특정 취약점 탐지 방식에 전문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히 266개와 21개만 비교하기는 어렵다. 앤트로픽은 협업형 군집이 찾은 취약점의 절반가량이 독립 병렬 에이전트에 지정된 핵심 디렉터리 밖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같은 범위로 좁히면 토큰당 취약점 탐지 효율은 두 방식이 비슷해 보였다는 설명도 붙였다.
문제는 작업 의존도가 높아질 때 드러났다. 앤트로픽은 여러 에이전트가 텍스트 기반 웹 게임을 만들도록 하고 자유 협업, 사전 역할 부여, ‘CEO 에이전트’ 지정 방식을 시험했다. 세 방식 모두 최종 결과를 뚜렷하게 개선하지 못했다. 회사는 결과물이 느리게 작동했고, 인터페이스도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현재 모델에는 상당한 사람의 지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AI·크립토 업계에도 맞닿아 있다. 거래, 보안, 개발 자동화처럼 빠른 판단과 반복 작업이 많은 영역에서는 에이전트 활용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AI 에이전트를 코드 저장소와 배포 시스템에 연결할 경우 작업 공간 격리와 권한 제한, 감사 로그, 사람의 승인 절차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앤트로픽의 실험은 에이전트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협업 품질이 자동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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