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의 AI 스마트글라스가 판매 확대와 동시에 사생활 침해 논란에 다시 부딪혔다. 일반 안경처럼 보이는 기기로 손을 쓰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지만, 주변 사람이 촬영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 반발을 키웠다.
루카 솔카(Luca Solca) 번스타인 선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가 함께 내놓은 레이밴 메타(Ray-Ban Meta)가 초기에는 "상업적 성공"을 거뒀지만 여론이 빠르게 돌아섰다고 밝혔다. 그는 에실로룩소티카가 2025년 메타 AI 안경을 700만대 넘게 팔았고, 2023년과 2024년 합산 판매량은 200만대였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핵심은 제품의 강점과 맞물려 있다. 레이밴 메타는 일반 안경처럼 보이는 프레임에 카메라를 넣은 제품이다. 착용자는 버튼이나 음성 명령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지만, 촬영 대상자는 이를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솔카 애널리스트는 온라인에서 이 제품을 '변태 안경'이라고 부르는 표현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그는 제품이 패션 소품처럼 보이는 점이 초기 확산에는 도움이 됐지만, 촬영 대상자가 동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동시에 커졌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앞서 메타 AI 안경이 몰래 촬영 사례와 규제 조사에 휩싸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BBC는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을 스마트글라스로 몰래 촬영한 뒤 당사자 동의 없이 틱톡에 올린 사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시장 성장세 자체는 아직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6년 1분기 디스플레이 없는 스마트글라스 출하량이 약 22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메타의 시장 점유율은 69.2%였다.
스마트글라스는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에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AI 비서 기능을 결합한 제품이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통화, 음악 청취, 사진·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초기 소비자 시장에서 확산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카메라가 작아지고 기기 외형이 자연스러워질수록 촬영 고지와 동의 문제는 더 민감해진다. 스마트폰 촬영은 사용자의 동작과 화면을 통해 주변인이 비교적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안경형 기기는 착용 상태만으로 촬영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구체화되고 있다. 독일 비영리단체 HateAid는 8월 12일 메타, 레이밴(Ray-Ban), 오클리(Oakley), 일부 유통업체 경영진을 상대로 형사 고발장을 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일반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운 카메라 장착 제품이 동의 없는 촬영을 가능하게 한다며 독일 내 판매 금지와 '설계 단계의 안전성' 기준을 요구했다.
메타는 촬영 표시 장치를 사생활 보호 장치로 제시하고 있다. 회사는 7월 공식 질의응답에서 모든 AI 안경에 촬영 중임을 알리는 흰색 캡처 LED가 있으며, 이 표시등을 가리거나 비활성화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꺼진다고 밝혔다.
메타는 표시등 훼손을 감지하면 촬영을 차단하도록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회사의 해명은 제품에 안전장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시민단체와 이용자는 표시등 자체가 충분히 눈에 띄는지와 우회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에는 스마트글라스가 차세대 소비자 기기 시장을 여는 제품이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커지면 브랜드 신뢰와 판매 채널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용자와 촬영 대상자에게는 편의성보다 동의와 식별 가능성이 우선 쟁점이 된다.
한국 이용자에게도 직접 닿는 문제다. 스마트글라스가 국내에서도 확산되면 공공장소 촬영, 초상권, 개인정보 보호 기준, 플랫폼 콘텐츠 관리 문제가 함께 제기될 수 있다. 촬영물이 소셜미디어에 올라간 뒤 삭제와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도 기존 스마트폰 촬영보다 복잡해질 수 있다.
메타 AI 안경 논란은 웨어러블 AI 기기가 소비자 시장으로 들어올 때 기술 편의성과 사생활 보호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확인된 쟁점은 판매 확대와 촬영 표시 장치의 실효성, 독일 시민단체의 형사 고발, 그리고 각국 개인정보 보호 기준과의 충돌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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