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업체가 보유한 전력 계약과 부지가 AI 컴퓨트 인프라 투자 대상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6월 말 13F에는 주요 채굴주가 남아 있었지만, 7월 이후 포트폴리오 청산 보도가 나오면서 공개 보유와 실제 노출 사이의 시차도 함께 드러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13F 공시에 따르면 레오폴드 아셴브레너(Leopold Aschenbrenner)가 세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는 6월 30일 기준 26개 포지션, 총 202억4229만2228달러(약 27조8959억원)를 신고했다. 이 명단에는 아이렌($IREN), 코어사이언티픽($CORZ), 라이엇플랫폼스($RIOT), 클린스파크($CLSK), 비트디어($BTDR), HIVE디지털($HIVE) 등이 포함됐다.
채굴주 중에서는 아이렌이 1169만8835주, 4억100만달러(약 5526억원)로 신고됐다. 코어사이언티픽은 2600만8473주, 3억8908만달러(약 5362억원), 라이엇플랫폼스는 1150만2137주, 1억4216만달러(약 1959억원), 클린스파크는 1227만6139주, 1억446만달러(약 1439억원)였다.
비트디어는 343만9450주, 2975만달러(약 410억원), 비트팜스($BITF)는 1987만5840주, 3875만달러(약 534억원), HIVE디지털은 339만1547주, 644만달러(약 89억원)로 기재됐다. 채굴주가 AI 인프라 포트폴리오 안에서 전력·부지 자산을 가진 종목군으로 묶인 셈이다.
다만 이 공시는 현재 보유를 그대로 뜻하지 않는다. 로이터는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포트폴리오 가치가 7월 한 달 67% 줄었고, 이 펀드가 공개 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시타델(Citadel)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13F는 분기 말 보유를 사후 공개하는 자료라 7월 이후 청산과 차입 축소를 반영하지 않는다.
13F 공시만으로는 기관의 실제 위험 노출을 온전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한계는 본지도 앞서 전했다. 이번 사례도 6월 말 공개 보유와 7월 말 운용 상태를 분리해 봐야 하는 사안이다.
투자 논리의 중심에는 채굴장의 재사용이 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는 대규모 전력 계약, 산업용 부지, 냉각·전력 인프라를 이미 갖춘 경우가 많다. AI 데이터센터 전환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뿐 아니라 전력 공급, 접속, 부지 확보가 필요하다.
13F는 일정 규모 이상의 미국 기관투자가가 분기 말 보유한 미국 상장주식과 일부 증권을 SEC에 제출하는 공시다. 공시 자체는 보유 내역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지만, 제출 시점에는 이미 포지션이 달라졌을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 축소나 장외 거래, 비상장 자산 변동은 13F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아이렌은 6월 30일 마감 회계연도 실적 발표에서 AI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1억2880만달러(약 1775억원), 비트코인 채굴 매출이 5억7820만달러(약 7968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같은 자료에서 비트코인 채굴 하드웨어 해체와 사이트 전환 관련 손상차손이 순손실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AI 전환이 진행 중이지만 비용 부담도 함께 드러난 셈이다.
아이렌은 5월 7일 사업 업데이트에서 엔비디아($NVDA)와 최대 5GW 규모 AI 인프라 전개를 지원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회사는 5년, 34억달러(약 4조6852억원) 규모 AI 클라우드 계약도 함께 공개했다. 이 발표에는 기존 데이터센터 60MW 안에서 블랙웰 GPU를 배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코어사이언티픽도 채굴 인프라의 AI 전환 흐름을 보여준다. 코어사이언티픽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MD와 최대 2.5GW의 임대 가능 용량을 지원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이 중 약 530MW는 5개 사이트에 걸친 15년 계약으로 묶였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체 임차 고객 전력 용량이 약 1.1GW, 잠재 계약 매출이 240억달러(약 33조720억원)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도 이어졌다. 코어사이언티픽은 8월 25일 체결한 신용계약을 SEC 8-K 공시로 제출했다. 한도는 1억달러(약 1378억원) 리볼빙 시설과 5억달러(약 6890억원) 신용장 시설로 구성됐다. 회사는 신용장 시설이 전력회사 계약상 특정 프로젝트 의무와 일반 기업 목적에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강세와 경계가 섞였다. 더블록(The Block)은 아이렌, 클린스파크, 코어사이언티픽, 라이엇플랫폼스, 비트디어, HIVE디지털 주가가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공개 주식 포트폴리오 청산 보도 이후 최대 27% 올랐다고 전했다. 같은 사안은 시타델이 AI 집중형 펀드의 공개 주식 포트폴리오 상당 부분을 인수했다는 앞선 보도와도 맞물린다.
리테일 반응도 한쪽으로만 쏠리지는 않았다. Stocktwits의 아이렌 실적 게시물에는 강세 심리 분류가 붙었지만, 댓글에서는 흑자 전환 시점을 묻는 회의론도 나왔다. 코어사이언티픽의 AMD 계약은 AI 인프라 전략을 검증하는 재료로 해석됐지만, 대규모 설비 전환에는 장기 계약과 자금 조달이 뒤따라야 한다.
핵심은 전력 자산이 곧바로 수익으로 바뀌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다. 채굴장은 전력과 부지를 갖췄지만 AI 데이터센터 전환에는 고객 계약, GPU 조달, 냉각 설비, 허가와 접속 절차가 필요하다. 아이렌 공시는 정부 규제, 전력 공급 제한, 지역사회 반대, 환경 비판을 리스크로 적었다.
채굴업체의 AI 전환은 비트코인 채굴 수익성 논쟁을 넘어 전력 인프라 배분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공개 공시가 확인한 것은 6월 말 보유와 기업별 전환 계획이다. 7월 이후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실제 보유와 채굴주 노출은 다음 13F나 회사별 추가 자료가 나와야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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